아는 만큼 보인다? : 미술 작품은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
얼마 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국보급 등 2만 3천 점이 넘는 미술품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부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어요. 국내 문화유산과 세계적 대가의 대표작을 두루 추적·수집해 온 고인의 컬렉션은 10개 이상의 전문 미술관을 세우고도 남을 만큼의 양과 가치를 지녔다지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한국 회화사 최고 걸작인 겸재 정선의 대표작 <인왕제색도>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 <여인들과 항아리>는 단연코 상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그 외에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은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적인 명작으로 손꼽히는데요. 지베르니 자택의 연못에 핀 수련을 관찰하며 그린 250여 점의 <수련> 연작 가운데 하나지요. 그것 말고도 고갱의 초창기 작품과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걸작 <켄타우로스 가족>을 기증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감탄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미술품에 이렇듯 열광하는 걸까요? 아마도 미술이 시대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미술품이 역사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 역시 바로 그러한 이유라고 하니까요.
미술사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은 구석기 시대의 동굴화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만큼 미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숨 쉬어 왔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미술이라는 개념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여 만든 것을 미술이라는 테두리로 묶어 문화적 현상의 한 분야로 바라보게 된 것은 근대에 이르러서라고 하거든요.
《그림에 제목이 꼭 있어야 돼?》는 어린이를 위한 서양 미술사로, 미술이라는 개념이 뚜렷하게 정립된 근대로부터 현대까지의 화가와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고 있어요.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미술사 굽이굽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화가와 작품들을 가려 뽑은 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친절하면서도 맛깔나게 서술해 내고 있답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중간중간 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