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얼룩져요
바다가 얼룩져요. 푸른 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얼룩져요.
바다로 흘러든 기름은 바닷말과 조개 물고기 들에 끈적끈적 달라붙고,
물결 따라 점점 더 멀리 번져 나가요.
검은 거품을 잔뜩 머금은 파도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달려와
은빛으로 반짝이던 모래를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어요.
기름은 또 어디로 흘러가고, 얼마나 더 바다를 얼룩지게 할까요?
까맣게 얼룩진 바다가 우리에게 건네는 환경 메시지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1000여 건의 크고 작은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1995년 유조선 씨프린스 호가 좌초되면서 거제 해안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적이 있었고, 2007년 홍콩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 1호 크레인 부선이 충돌하여 태안 앞바다에 씨프린스 호 사고 시 쏟아진 양의 세 배나 되는 기름이 쏟아진 적이 있었죠. 유조선에서 쏟아져 나온 검은 기름은 바닷가와 그 일대의 어촌은 물론 작은 섬들에까지 곳곳에 퍼졌고, 그 피해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주변 생태계가 붕괴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깊은 절망에 빠졌죠.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자원봉사와 주민들의 처절한 몸부림 덕분에 지금은 다시 철새가 찾아오고 물고기들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바닷가 모래 밑에는 아직 기름층이 남아 있습니다. 주민들의 상처도 완전히 아물지 않았고요. 사고는 한순간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너무도 길고도 깊습니다.
《바다가 얼룩져요》는 이처럼 바다에서 일어나는 기름 유출 사고를 주제로 한 그림책입니다. 시커먼 기름이 푸른 바다를 서서히 얼룩지게 하는 모습을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그려냈죠. 이 책은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듯 바로 본론을 이야기합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까맣게 얼룩진 바다를 구해 내자고요. 손 놓고 가만히 있으면, 눈을 감고 못 본 체하면 바다로 흘러든 기름이 무시무시한 손아귀를 뻗쳐 모든 생명을 집어삼키고 나아가 온 세상을 까맣게 뒤덮을 거라고요.
비유와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