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셀럽들의 섹시한 레이저 대격투
1장 마침내 상태가 호전되다
2장 중학교와 우울증의 연결고리
3장 〈캐럴 버넷 쇼〉라는 대응기제
4장 내 인생의 주요 장면들을 담은 가상의 스냅사진
5장 나의 닷컴 거품이 꺼지다
6장 험한 세상과 다리와 강물
7장 드디어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다
8장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다
9장 모든 것이 달라지다
10장 뾰족한 방법 없이 그날 이후를 살아가려 하다
11장 입을 열고 시끄럽게 굴기로 하다
12장 다 진절머리 나, 미네소타로 갈 거야
13장 나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들
14장 완전히 이해는 못 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치료법
15장 우울증이 유쾌할 수도 있겠다고 깨닫다
16장 잠재적으로 유쾌한 잠재적 우울증의 세계
17장 트라우마의 화석을 찾아 스칸디나비아의 시골을 뒤지다
18장 죽기 전에 나아지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내용 엿보기
■ “우울증이 있으시네요.” 의사가 말했다. “의학적 명칭은 주요우울장애입니다.” … 이것에 이름에 있다니. 이 끔찍하고 무거운 짐이, 열린 옷장 속 괴물이, 절대 가시지 않는 머릿속의 짙은 연무가, 내 성격의 본질적인 일부가 아니라 병이라니. 나는 못된 게 아니었다. 아픈 거였다.
■ “도대체 뭐가 그렇게 스트레스예요?” ‘정상인(normie’들은 반문했으리라. 만에 하나 내가 그들과 스트레스를 논했다면 말이다. “가족도 있고, 집이랑 차도 있고, 멀쩡한 직업을 가졌잖아요. 그냥 견뎌 봐요!” 그게 말처럼 쉽겠는가. 설마 이게 내 선택이었겠는가. 내가 한눈에 쏙 들어오게 ‘인내하기’와 ‘매번 흥분해서 난리 치기’라고 적힌 선택지들을 훑어보고 침착하게 “음, 그래요, 저는 2번으로 할게요”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보다시피 정상인과 우울인(saddie은 다르다. 깎아지른 계곡 위로 놓인 긴 다리를 정상인들과 우울인들이 각기 다른 차를 타고 건넌다고 생각해 보자. 정상인들은 차체가 낮고 무게가 1톤쯤 나가는 대형 뷰익을 탄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면 그들은 바람에 약간 밀리는 느낌을 받긴 하지만 계속 운전해 간다. 별일 아니라는 듯이 “밖에 바람이 좀 부나 봐!” 한마디를 던지고는 듣고 있던 노래로 돌아갈 것이다. 반면 우울인들은, 어쩐 이유에선지 상부에 돛이 달린 오래된 포드 모델 T 차량에 들어차 있다. 밖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보인다. 그러나 다리에서 밀려나 협곡으로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정상인들은 우울인들이 버둥거리는 걸 보면서 대체 뭐가 문제냐며 의아해하는데, 그들에게는 바람이 그렇게 심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 봐요!” 모델 T가 다리 밑으로 굴러 떨어지고, 차에 탔던 우울인들이 이젠 장착하고 있는 데 익숙해진 낙하산을 펼치는 걸 보며 정상인들이 소리친다.
■ 내가 중학교 때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정확한 이유는 결코 알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정신이 이상해진 건 분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