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제대로 철학의 주제가 되지 못한 것을
철학한다는 것은
저자는 공포의 원형을 ‘어라? 무서워! 꺄!’ 체험이라고 정의한다. 일상어에 가까운 ‘어라 무서워 꺄’는 만화 영화 주제곡 가사다. 저자는 거기에 이미 공포에 대한 정의가 들어있다고 말하며 공포를 인식하는 과정을 3단계로 분석한다.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인지하는 단계인 ‘어라?’, 공포와 무서움을 느끼는 단계인 ‘무서워!’, 위해를 줄이려는 행동을 촉구하는 ‘꺄!’ 단계까지 이렇게 공포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사이코>, <13일의 금요일>, <텍사스 전기톱 학살>, <스크림> 등 고전 공포 영화를 통해 더 자세하게 분석한다. 철학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생활 속에 있는 공포 영화에서 시작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철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포는 정서의 일종이므로 감정 심리학이나 정서 철학의 지표들을 이용해 공포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정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논하는 제시 프린츠의 ‘부분의 문제’라든지, 캐넌의 중추기원설, 왓슨의 행동주의 심리학, 인지적 평가 이론 등 다양한 이론들을 분석하며 공포의 본질을 찾으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철학의 주제가 된 적이 없는 것을 어떻게 철학적으로 접근해가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살아있는 철학을 하는 철학자
도다야마 가즈히사는 도쿄대학교에서 과학철학을 공부하고, 나고야대학교 정보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에서 17만 부 이상 판매된 《초보자를 위한 논문 쓰기 교실》을 써서 과학철학과 논리학 입문서 저자로도 이름이 높다. 《과학으로 풀어낸 철학입문》 《과학자에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등을 통해 과학 철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 역시 일본 대학에서 철학 입문 교재로 쓰일 정도로 철학에 대한 접근성을 가깝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과학과 기술, 정보, 사회와의 접점에서 ‘살아있는’ 철학의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과학 철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