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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가족입니다 - 반올림 52
저자 김혜진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출판일 2021-05-15
정가 13,000원
ISBN 9791162101063
수량
김해원_빗방울 9
김혜연_기온 거리의 찻집 55
김혜진_크로아티아 괴담 투어 111
임어진_비바 라 비다 165
가족의 낯선 얼굴을 발견하는 여행,
여행이 끝난 자리에서 새로운 가족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네 가족들은 모두 저마다의 문제를 갖고 있다. 겉으로는 무난하게 잘 지내지만 서먹함과 불편함을 어쩔 줄 모르는 재혼 가정이거나(<빗방울> 성실히 대입 준비 중인 줄 알았던 딸이 몰래 알바를 하다 봉변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기온 거리의 찻집>. 어렵게 들어간 기숙학교를 한 학기도 안 되어 자퇴하겠다는 아들이 요지부동 고집을 부리고(<크로아티아 괴담 투어>, 성실하고 지루한 삶을 살아온 아빠나 뚝 떨어진 성적 앞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들이 각자 막막해하는 중이다(<비바 라 비다>. 가족들은 서로에게 속내를 감추고 비밀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가족을 바라보며 답답해한다. 보통 때라면 잠깐 의아해하다 금세 잊어버렸을 것이다. 이들 가족에게서 오래 묵은 문제들이 도드라져 보이는 까닭은 네 작품 속 가족들이 모두 여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낯선 곳을 탐험하고 구경하는 새로운 사건인 동시에, 늘 똑같이 진행되는 일상이 잠깐 멈추는 시공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이 일상적인 존재라면 가족 여행이란 모순된 감정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낯선 곳에서 지겹도록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족’이 여행을 좀더 느긋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만들어준다면, ‘여행’은 가족의 새 얼굴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가족입니다』에서 여행은 가족을 새로운 시선으로 이끄는 매개가 되어 준다.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엄마에게서 잃어버린 꿈에 대해 이야기를 듣거나 사십대 아빠가 중학생 아들과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아는 일이 가능했을까. 평소 점잖던 오빠가 환하게 웃으며 까부는 모습이나 억척스러운 할머니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었던 사연 같은 걸 알 수 있었을까. 가족들은 낯선 여행지에서 다른 가족들의 마음과 비밀,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맞닥뜨리고 조금 당황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가족의 얼굴에는 나와 똑같은 표정이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