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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깊은 밤 필통 안에서 :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양장
저자 길상효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21-03-01
정가 11,000원
ISBN 978894916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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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연필들의 수다!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아이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서로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 강정연, 김리리, 유은실 심사평 중에서

“연필들도 힘들다고요!”

담이의 필통 속 연필들은 매일 아침 멀미로 하루를 시작한다. 날마다 늦잠을 자고, 전날 가방도 미리미리 싸 놓지 않는 담이가 늘 허겁지겁 학교로 뛰어가기 때문이다. 달려가는 담이의 책가방이, 책가방 속 필통이, 필통 속 연필들이 널뛰기를 하며 서로 부딪치고 학교 공부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녹초가 되어 버린다. 담이의 연필들은 이것 말고도 불만이 많다. 쓸 얘기도 없는 일기를 쓰느라 고민하는 담이에게 잘근잘근 씹히고, 하나도 즐겁지 않은 일기 끝에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다.’를 쓸 때마다 여간 괴롭지 않다. 동시 쓰기도 어렵고, 학년이 바뀌고 더욱 복잡해진 수학 문제 풀기도 힘들다. 또 영어는 왜 배우는 건지. 연필들의 고민은 결국 연필의 주인인 아이들의 고민을 대변하고 있다.

“일기 좀 안 쓰고 살 수 없을까”
“맞아, 맨날 똑같은데 뭘 쓰라는 거야.”
“맞아, 안 써지면 담이가 우릴 막 잘근잘근 씹고!”
…“동시도 너무 어려워. 뭘 자꾸 빗대어 쓰라는 건지 모르겠어.”
“수학도. 받아 올림 있는 곱셈 너무 어려워.”
“우리말만 잘하면 되지, 영어는 왜 배워”
“그림이라도 쉽든가.”
…“빨리 학교 끝나고 집에 가고 싶다.”
“가면 뭐 해. 숙제가 산더미인데.” _본문에서

친구가 하루 빌려 간 연필이 술술 재미난 일기를 쓰고, 수학 문제도 술술 풀었을 때의 신나는 기분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새 연필이 처음으로 종이 컴퍼스로 중심을 잡고 원을 그릴 때의 긴장감과 성취감을 상기된 표정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의 두근거림도 연필들은 고스란히 느낀다.

“동시를 짓고 수학 문제를 풀 때는 그 아이의 생각이 나한테로 술술 들어오는 기분이었어. 일기를 쓸 때는 내가 그 아이의 마음에 쏙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