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여우와 사람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아기 여우 여니 가족에게 아빠의 죽음은 너무나 큰 충격이고 아픔이다. 아빠는 사람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죽었다. 그리고 여니가 사람이 되어 알게 된 것은 사람이 곡식을 축내는 쥐를 없애기 위해 놓은 쥐약 때문에 쥐뿐 아니라 쥐가 주 먹이인 붉은여우까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붉은여우는 우리나라에 아주 많이 살아서 이야기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져 ‘멸종 위기 야생 동물 1급’으로 지정되었다. 붉은여우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아예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동물들이 하나둘 사라져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괜찮은 걸까? 이대로 붉은여우가 영영 사라지도록 두어도 괜찮을까? 『여우가 된 날』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여우도 사람과 같이 소중히 지켜져야 할 생명이다. 자연에서 어느 하나가 없어지거나 줄어들면 그 동물과 관계 맺고 있는 다른 동물들, 그리고 또 그 동물들과 연결된 동물들도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영향은 결국 생태계 끝에 있는 사람에게도 미치게 될 것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균형을 이루고 사는 건강한 생태계가 되도록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여니가 여우 가족과 사람 가족의 행복을 함께 빌며 ‘아기 여우 지킴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여우였던 게 꿈일까? 사람이 된 게 꿈일까?
아기 여우 여니는 올무 때문에 죽고 다친 아빠와 핑 할아버지를 보며 여우는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다고 느껴 여우로 사는 것이 무섭고 싫었다. 그래서 붉은 보름달인 기운달이 뜰 때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하지만 엄마와 동생 주니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그리고 얼마 후 정말 사람이 되었다. 어지럽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정말로 소원이 이뤄진 걸까? 아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여니처럼 동화를 읽는 독자들도 혼란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궁금해진다. 무엇이 꿈일까? 여니는 어떻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