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말레라 사람들
일러두기
프롤로그?도제 수업
제1부 1994~2014년
1|라말레라 오디세이
2|고래 무덤에서 놀았던 아이
3|아이를 잡아먹은 장어와 흑염소의 저주
4|언어 정화
5|아들아, 고래는 이렇게 잡는 거란다
6|웃음소리
7|라마파의 방식
제2부 2015년
8|새해
9|네캇
10|결혼
11|삶의 태풍 한복판에서
제3부 2016년
12|새로운 케나푸카
13|리바이어던에 맞서다
에필로그?하마롤로에 선 운명
이 프로젝트에 대하여
감사의 말
미주
라말레라어 용어 해설
생생한 증언과 체험을 바탕으로 기록한 고래잡이 부족의 삶과 문화
“아들아, 고래는 이렇게 잡는 거란다!”
인류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협동적이고 관대한 문화’로 평가하는 토착 부족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태평양의 서쪽에서 쓰나미가 일어나 삶의 터전이 초토화된 뒤 인도네시아의 렘바타 섬으로 이주한 수렵채집인 무리다. ‘뒤처진 땅(The Land Left Behind’이라 불릴 만큼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고 해안은 바위투성이인데다 몹시 메말라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외딴섬에서 이주민들은 그나마 앞바다에서 떼 지어 다니는 향유고래를 사냥하면 마을 사람들 모두가 몇 주 동안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게나 열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온 그들이 바로 ‘라말레라 부족’이다.
라말레라는 오늘날 명맥을 이어가는 수렵채집사회 중에서 가장 작은 집단이자 고래 사냥을 생계 수단으로 삼는 유일한 부족이다. 그들은 가오리, 황새치, 돌고래, 범고래 등에게도 작살을 겨누지만 주요 사냥감은 현존하는 최대의 이빨 달린 육식동물인 향유고래다. 300명에 이르는 부족의 사냥꾼들은 1년에 평균 스무 마리의 향유고래를 잡아, 21개 가문의 1,500명에게 육포를 공급함으로써 폭풍이 몰아쳐 배를 띄우기 어려운 겨울 계절풍 시즌(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을 견뎌낸다. 수입된 포장 식품과 기계화된 어획 방식에 의존하는 이누이트족과 달리 라말레라 부족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 즉 테나(목선를 타고 대나무 작살로 고래를 사냥한다.
이 책의 저자인 더그 복 클락은 2011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여섯 번에 걸쳐 라말레라 마을을 방문했다. 그러고는 약 1년간 이 책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한편 재방문을 통해 미진한 부분을 보충했다. 그는 라말레라 사람들과 함께 사냥에 수십 차례 참가하고, 외국인 최초로 고래 소환식(이게게렉을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하고, 만타가오리의 뇌를 먹고, 민가에서 잠을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