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자산어보》 서
《자산어보》 원문
권1 : 비늘이 있는 종류(鱗類
석수어石首魚(민어과 │치어?魚(숭엇과 │노어?魚(농엇과 │강항어强項魚(도밋과 │시어?魚(준칫과 │벽문어碧紋魚(고등엇과 │청어靑魚(청어과 │사어?魚(상엇과 │검어黔魚(양볼락과 │접어?魚(넙칫과 │소구어小口魚(망상어 │망어?魚(삼치 │청익어靑翼魚(전갱잇과 │비어飛魚(청어과 │이어耳魚(쥐노래밋과 │전어箭魚(전어 │편어扁魚(병엇과 │추어?魚(멸칫과 │대두어大頭魚(대구과
권2 : 비늘이 없는 종류(無鱗類
분어?魚(가오릿과 │해만리海鰻?(뱀장어과 │해점어海鮎魚(메깃과 │돈어?魚(복어과 │오적어烏賊魚(오징엇과 │해돈어海豚魚(상괭이 │인어人魚 │사방어四方魚(육각복 │우어牛魚(새치 │회잔어?殘魚(뱅엇과 │침어?魚(학꽁칫과 │천족섬千足蟾(삼천발이 │해타海?(해파리 │경어鯨魚(고래 │해하海鰕(보리새웃과 │해삼海蔘(해삼 │굴명충屈明蟲(군소 │충淫蟲
권2 : 껍데기가 있는 종류(介類
해귀海龜(바다거북 │해蟹(게 │복鰒(전복 │합蛤(조개 │감?(새고막 │정?(맛조개 │담채淡菜(홍합 │호?(굴 │라螺(소라 │율구합栗毬蛤(성게 │귀배충龜背蟲(군부 │풍엽어楓葉魚(불가사리
권3 : 기타 바다 생물(雜類
해충海蟲(벌레 :지렁이 등 │해금海禽(바닷새 :가마우지,갈매기 등 │해수海獸(바다짐승 :물범 등 │해초海草(바다풀 :미역,톳,파래 등
“오징어 먹물로 쓴 글자는, 흔적이 사라져도 바닷물에 담그면 또렷이 살아난다.”
“영남산 청어의 등골뼈는 74마디고, 호남산 청어의 등골뼈는 53마디다.”
“아귀는 입술의 낚싯대로 먹잇감을 잡아먹으니 조사어(낚싯줄 물고기라 부르겠다.”
우리 바다의 우리 물고기 226종을 시시콜콜한 쓰임새까지 총망라해서 정리한 책
《자산어보》를 읽어 보면 조선 후기 ‘실학’이라는 것의 정체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정약전은 ‘양반다움(예법’만 주장하는 경직된 성리학 사회에서 과감히 ‘실생활에의 유용성’을 택한 실학자로서, 중국 서책 속에서 읽은 어류가 아니라 ‘우리 바다에서 우리 어부들이 잡는 물고기들’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후세인들이 보완하여 병을 치료하고 재화에 이롭게 활용하여’ 어떻게든 백성의 삶에 보탬이 되게 하려는 애민정신이 책 전체에 가득하다.
중국 책을 본뜨지 않고 흑산도의 뱃사람들과 함께 물고기를 채집해서 관찰하고 그들의 상스러운 표현까지도 경청해 옮겨 적었기에, ‘한자’라는 한계만 조금 극복하면 무척 흥미진진한 책이다. 다행히 한국고전번역원 권경순 교수와, 한자한문연구소 및 한국과학기술원 김광년 교수의 번역 덕분에 이 책을 생생하게 읽어낼 수 있다. 오징어 먹물로 비밀편지를 쓸 수 있다거나 청어의 등뼈 개수가 영호남에 따라 다르다는 내용은 흡사 셜록 홈즈 같은 탐구정신이 연상되고, 짱뚱어와 말미잘의 이름 유래나 날치와 고등어 낚시법에서는 민간의 재기발랄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최상위 관직까지 올랐던 양반이 ‘살아 나가기 힘든 유배지’에 있으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검푸른 파도와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질 것이다.
책 속에서
자산玆山이란 흑산黑山이다. 나는 흑산으로 유배되었는데 ‘흑산’이라는 이름이 컴컴하여 두려우니 가족들이 편지에서 번번이 ‘자산’이라 하였다. ‘자玆’ 역시 검다는 말이다. 자산의 바다 안에는 어족魚族이 매우 번성하여 이름을 아는 자가 드무니 사물에 정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