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다른 학교를 상상해 본 적 있니?
월요일의 학교에는 언제나 비가 온다. 운동장이 늘 반쯤 빗물에 잠겨 있어서 운동장 체육은 할 수 없지만, 옥상 정원에서 구름을 만져 볼 수 있다. 거대한 체육관이나 다름없는 화요일의 학교에는 꼭 운동화를 신고 가야 한다. 나무 벽을 기어오르고 평형대를 통과해야 교실에 들어갈 수 있고, 칠판에 적힌 문제를 풀려면 일단 그 앞까지 구르기를 해야 한다. 수요일의 학교는 교문부터 교실 문, 책상 서랍에 급식 도시락까지 꼭꼭 잠겨 있고, 목요일의 학교는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등교한다. 금요일의 학교는…… 분명히 있지만, 아직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학년이 끝나기 전에 교실을 다 만들 수 있을까?
『일주일의 학교』에 등장하는 학교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고유한 규칙,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 학교들을 살펴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큰 재미다. 하나하나 독립적인 이야기의 무대가 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설정은, 독자들이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어딘가에 이런 학교가 존재하지 않을까? 만약 내가 이곳에 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사이, 독자들은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하던 ‘학교’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네모난 교실에 똑같은 책상과 의자를 두고, 모두가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앉아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이제껏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살아 움직이는 아이들의 힘
책 속 공간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그 속에서 아이들이 끊임없이 사건을 벌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월요일의 학교에 비가 오지 않자 어른들을 대신해 비구름을 구해 내고, 화요일의 학교에서 금지 물품인 ‘반지’를 잃어버린 친구를 위해 선생님 몰래 힘을 합한다. 또한 만화를 그리기 위해 목요일의 학교에 혼자 남아 있던 록이 덕분에 아이들은 한밤중의 학교에 찾아오는 ‘밤’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이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임을 실감하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