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혼자라는 생각에 어찌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혹시 혼자라고 느끼나요? 나만 빼고 다들 즐거워 보이진 않나요? 프랑크도 그랬대요. 프랑크는 그럴 때마다 집으로 들어와 눈물로 마멀레이드를 만들었습니다. 마멀레이드가 완성된 후 프랑크는 빵을 구워서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친구들은 기다렸다는 듯 초대에 응합니다. 외로움을 외부의 무언가에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 마멀레이드를 만드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희석시키는 내면의 힘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눈물을 담을 냄비와 약간의 설탕 그리고 설탕이 녹을 시간이 아닐까요?
책은 열린 결말로 끝납니다. 이 세 아이들과 프랑크가 친구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함께 마신 찻잔과 접시만 남았을 뿐이지요. 혼자라는 감정이 어둡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든 순간일 수도 있지만 작가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마치 일상처럼 평소처럼 받아들입니다. 슬픈 감정도, 외로운 감정도 전혀 특별할 일이 아니라는 듯 잔잔하고 조용히 그 시간을 보냅니다. 외로움을 언제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밋밋할 수도 있는 책에 긴장감을 유지하는 건 바로 시선 처리입니다. 프랑크가 힐끗 바라본 세 아이들도 사실은 프랑크를 신경 쓰고 있었어요. 서로 눈을 마주치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서로를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중에 프랑크가 집에 돌아와서 마멀레이드를 만드는 동안, 세 친구들을 프랑크의 집에 찾아와 몰래 지켜보기도 합니다. 어쩌면 모두 가 버린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던 것일지도 몰라요.
실존적 깊이를 고민하는 작가,
에바 린드스트룀
에바 린드스트룀은 스웨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가이자,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입니다. 1989년에 첫 책을 낸 이후로 지금까지도 매년 새로운 그림책을 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 특유의 유머와 그림체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