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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1751년, 안음현 살인사건 - 조선사의 현장으로 1
저자 이상호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21-04-29
정가 13,900원
ISBN 979115612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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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프롤로그

01_안음현, 기질이 억세고 싸움하기 좋아하는 땅
02_사건 전 상황의 재구성
03_검시 원칙과 과정
04_검시 결과
05_현장조사에서 자백까지, 신문의 원칙
06_첫 번째 피의자 신문
07_두 번째 피의자 신문
08_복검과 동추
09_경상감영의 판단과 사건의 결말

에필로그
주석
사소하지 않은 역사로 조선사의 재미와 정보를 더하다

역사는 영웅호걸이나 뛰어난 사상가, 예술가들 중심으로만 흘러간 게 아니다. 전쟁 등 굵직한 사건, 혁명적 조치, 빼어난 걸작으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역사가 여울져 흘러오긴 했지만 민초들, 일상을 살펴야 역사의 전모를 온전히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망원경으로 하늘의 별을 보는 것만큼이나 현미경으로 시야 밖을 탐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바로 미시사가 필요해지는 대목이다.
거시적인 역사적 구조보다는 인간 개인이나 소집단의 삶을 깊이 파고드는 미시사는, 역사라는 큰 그림의 여백을 메우는, ‘사소하지 않은 역사’이다. 우리는 이미 《마르탱 게르의 귀향》, 《치즈와 구더기》 등 흥미로운 미시사 서적을 접한 바 있다. 270년 전 경북의 한구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파고든 이 책도 그에 못지않은 재미와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가 몰랐던 조선 왕조 500년의 ‘버팀목’

책은 경남 안음현(현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서 1751년 두 기찰군관이 살해된 사건의 수사, 재판, 처형 과정을 담았다. 피해자가 역사적 인물도 아니고, 사건의 파장이 크지 않았으니 책의 소재 자체야 심상하다. 한데 지은이는 이 사건을 통해 조선의 형사 시스템을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다. 현장검증을 할 때 의생, 율관과 함께 검시를 할 오작인을 반드시 대동해야 했고(69쪽, 용의자를 신문할 때 쓰는 장杖의 규격, 때리는 횟수와 부위도 정해져 있었다(122쪽. 또한 사인을 교차 확인하기 위한 복검覆劍,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 신문인 동추同推를 포함한 3심제도가 확립되어 있었고(166쪽, 여기에 더해 국왕만이 사형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97쪽. 이를 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보는 ‘네 죄를 알렷다’식의 우격다짐 재판은 오해라는 것이 드러난다. 한마디로 조선의 사법제도는 현대의 기준으로 보아도 공정성 확보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니 이 책은 여느 역사 교과서에선 보기 힘든, 조선 왕조가 500년을 지탱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