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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어린이의 왕이 되겠습니다 - 사계절 그림책 (양장
저자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1-04-23
정가 13,500원
ISBN 979116094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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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표정과 몸짓, 상징적인 카메오와 소품으로
견고하게 이루어진 이미지 서사

글만 드문드문 읽으면 희미한 이야기의 공백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 조각으로 선명하게 메워집니다. 마치우시가 왕좌의 여정에서 겪었을 감정도 그림을 통해 강렬하게 드러나지요. 먼저, 표지에서 왕권과 책임의 무게가 적나라하게 느껴집니다. 눈을 가릴 정도로 내려온 왕관은 머리둘레도 맞지 않는 어린 왕으로서의 부담감을, 어딘가에 붙잡힌 옷자락은 의지와 상관없이 떠밀리는 혼란을 보여 줍니다. 그렇게 마치우시가 술래가 되어 여러 아우성에 휩쓸릴 것이 예상되지요.
열 살짜리 왕의 아이다운 면모는 글과 그림에서 잘 드러납니다. 특히 마치우시의 표정과 몸짓에서 어린 왕이 겪는 고독과 수고가 고스란히 보이지요. 왕위에 오르자마자 전쟁이 터져 제 키보다 큰 총에 매달려 침울해하는 마치우시가 보이고, 왕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며 사사건건 반대하는 장관들과 마주할 때, 그들의 뜻대로 굽히지 않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이려는 마치우시도 보입니다. 다양한 왕관에 둘러싸여 있는 마치우시의 초상에서는 여러 가지 역할과 시도를 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웃 나라 왕에게 민주 정치와 개혁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는 공중그네에 올라 큰 그림을 떠올리며 ‘모두에게 좋은 나라’를 이루리라 다짐하지요. 민주주의를 도입하며, 무엇보다도 본인이 어린이로서 어린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전무후무한 개혁으로 어린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이내 시행착오를 겪으며 표지와 같이 왕관을 잘못 쓴 왕이 되고 맙니다.
다사다난한 여정 끝에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쉬는 마치우시를 의사 선생님이 감싸 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라 소개되는, 다른 어른들과는 달리 어질고 의로운 의사 선생님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전작 『블룸카의 일기』에 묘사된 코르착의 모습입니다. 실제로 코르착이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이며, 작가는 이 연결 고리를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했답니다.


좋은 어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