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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봄이의 여행
저자 이억배
출판사 이야기꽃
출판일 2019-06-21
정가 15,000원
ISBN 978899875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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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꿈, 화가의 꿈
술을 많이 마시고 잔 / 어젯밤은 / 자다가 재미난 꿈을 꾸었지.

나비를 타고 / 하늘을 날아가다가 / 발아래 아시아의 반도 / 삼면에 흰 물거품 철썩이는 / 아름다운 반도를 보았지.

그 반도의 허리, 개성에서 / 금강산 이르는 중심부엔 폭 십리의 / 완충지대, 이른바 북쪽 권력도 / 남쪽 권력도 아니 미친다는 / 평화로운 논밭.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 자다가 참 / 재미난 꿈을 꾸었어.

그 중립지대가 / 요술을 부리데 / 너구리 새끼 사람 새끼 곰 새끼 노루 새끼 들 / 발가벗고 뛰어노는 폭 십리의 중립지대가 / 점점 팽창되는데 / 그 평화지대 양쪽에서 / 총부리 마주 겨누고 있던 / 탱크들이 일백팔십도 뒤로 돌데.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 / 물방개처럼 / 한 떼는 서귀포 밖 / 한 떼는 두만강 밖 / 거기서 제각기 바깥 하늘 향해 / 총칼들 내던져 버리네.

꽃 피는 반도는 / 남에서 북쪽 끝까지 / 완충지대, / 그 모오든 쇠붙이는 말끔히 씻겨가고 / 사랑 뜨는 반도, / 황금이삭 타작하는 순이네 마을 돌이네 마을마다 / 높이높이 중립의 분수는 / 나부끼데.

술을 많이 마시고 잔 / 어제 밤은 자면서 허망하게 우스운 꿈만 꾸었지.
-신동엽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전문-
1968년, 시인 신동엽은 슬픈 분단의 현실 속에서 ‘폭 십리의 비무장지대가 점점 팽창되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탱크들이 일제히 뒤로 돌아 총칼을 던져 버려,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완충지대가 되는 꽃 피는 한반도의 꿈’을 꾸고, 그것을 시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 화가 이억배가 여전히 슬픈 분단의 현실 속에서 또 다른 ‘꽃 피는 한반도의 꿈’을 꾸고, 그것을 그림책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시인의 꿈과 반세기를 사이에 두고 화가가 꾼 꿈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남북으로 막힘이 없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장터 여행
꿈의 주인공은 봄이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