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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시간의 압력 : 불멸의 인물 탐구
저자 샤리쥔
출판사 (주글항아리
출판일 2021-04-05
정가 25,000원
ISBN 978896735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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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序 - 숨쉬는 시간 : 자멍웨이
머리말

혼자만의 의식
1장 시인의 시공 - 굴원과 조조, 도잠, 이백의 경우
2장 굴원 - 홀로 노래한 최초의 영혼
3장 조조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4장 도잠 - 숨어 있는 빛
5장 이백 - 홀연히 찾아온 이태백
6장 사마천 - 육체와 영혼 사이에서
7장 이사 - 잃어버린 정원
8장 이릉 - 빙설氷雪 속의 영혼
9장 상앙 - 역사의 깊은 곳에 있는 나무토막
10장 하완순 - 소년의 절창絶唱

에필로그
역자 후기
영혼과 인격이 교직된 주체적인 문화의 시공

아마 굴원보다 더 깊고 무거운 억울함을 생산할 수 있는 시인은 없을 것이다. 그의 시공은 아득히 넓고 고도로 긴장되어 있었다. 그는 사상과 문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게 열린 선진先秦 시기의 사람이다. 굴원은 기어이 초楚나라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그로 인해 죽음에 이
르고자 했다. 군주가 우매하여 나라가 위태로운데 거듭 소외당하고 추방당하는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진秦나라를 섬겼다가 저녁에는 초나라를 섬길 수 있었다면 인간 세계에 이 굴원이라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굴원의 노래에 담긴 아름답고 비범한 미학적 특징을 읽어내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그의 감정과 인격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토대다.
굴원의 무력한 절망과는 달리 조조는 오랫동안 천하를 좌우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 한漢나라 말엽 대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무수한 격류와 험난한 여울을 건넜으니, 그가 살았던 시공 안의 흉험함과 복잡함은 극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구현한 터무니없음과 기이함, 망망함, 웅혼함 등 다양한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정치가이자 군사가의 인격에 시인의 인격으로 보조한 것이 바로 조조다.
벗들과 주고받은 시에서 도잠은 늘 상대방에게 목숨을 소중히 여겨 잘 지키라고 경계해주었다. 효웅이 난립한 시대에 활시위 소리에 놀란 새와 같은 신세가 아닌 사인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는 ‘죽음’을 두려워해서 오직 자기의 ‘삶’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력하게 죽어가는 것만을 두려워했다. 마흔한 살이 되던 해에 벼슬길에서 하나도 얻은 게 없었던 도잠은 철저하게 전원으로 돌아가 은거했다. 고독하고 적막했던 모든 것에 관해 시인은 시와 산문을 통해 사실대로 기록했는데, 그것들은 독자를 슬프게 한다. 그는 인생의 종점까지 전원생활을 견지했다. 세상 사람들의 찬탄을 얻으려는 바람은 전혀 이루지 못했으나, 다만 그의 ‘독백’은 거듭 시공을 초월하여 후세 사람들의 마음에 도달했다. 도잠은 위진풍도魏晉風度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