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가족, 반려동물
최근 들어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은 단순히 우리가 돌봐 주며 귀여워하는 동물에서 벗어나 우리와 함께 살면서 삶을 공유하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번 책 <내가 딱이지>는 반려동물 중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책입니다.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책을 이끌어 갑니다. 고양이의 이름은 ‘보리’, 그림 그리는 친구랑 산다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보리가 함께 산다며 소개한 ‘그림 그리는 친구’는 바로 이 책을 쓰고 그린 윤진현 작가 자신입니다. 책상 위에 여러 가지 그림도구들이 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날마다 바쁘게 그림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면, 보리를 쫓아다니며 함께 놀아 주고 이것저것 챙겨 줍니다. 윤진현 작가가 18년 간 키운 고양이 보리와의 일상을 그대로 담은 그림책입니다. 책 속 고양이 모습도 작가의 실제 고양이와 꼭 닮았고요.
윤진현 작가는 오랫동안 보리와 살다 보니, ‘넌 고양이, 난 사람이라는 구분이 사라지고 가족이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친구와 보리를 굳이 사람과 동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친구가 보리를 돌봐 주는 것 같지만, 어떤 때는 보리가 친구를 이끌어 주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보리는 사람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밥을 안 먹는다고 잔소리하는 친구에게 불만을 품고는 스스로 일해서 살겠다며 장화를 신고 집을 나섭니다. 보리가 장화를 신는 순간, 보리는 더 이상 네 발로 다니는 반려동물이 아니라, 사람과 똑같이 두 발로 서서 걷습니다. 곧, 이 작품에서 장화는 고양이 보리가 사람으로 변신하는 상징적인 물건입니다.
보리는 구하는 일마다 ‘내가 딱이지!’를 외치며 자신 있게 맡습니다. 보리의 도도하면서도 독립적인 성격은 반려동물 ‘고양이’의 대표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집을 나선 보리는 요가 강사, 장난감 상자 포장,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