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채무 관계를 합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규칙,
‘우리 사이, 오백 원!’
찬수는 오백 원 더 얹어서 주겠다는 시원이의 말에 준비물 사야 할 돈을 시원이에게 빌려줍니다. 그런데 약속한 날이 다 되었는데도 시원이는 찬수가 빌려준 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혼자 끙끙 앓던 찬수는 친구 형식이에게 이 일을 털어놓으면서, 형식이도 친구 사이에 돈 때문에 곤란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둘은 이 일을 선생님에게 알리고, 마룡 초등학교 3학년 3반 아이들은 ‘채무 관계를 합리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규칙 만들기 회의’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친구 사이에 생긴 채무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이야기 속 아이들은 격론을 벌인 끝에 안 사 준다고 하는 친구한테는 사 달라고 조르지 않기, 친구에게 뭘 사 줄 때는 딱 오백 원어치만 사 주기, 친구에게 돈을 빌렸을 때는 삼 일 안에 갚기 등의 규칙을 정합니다. 과연 무슨 근거로 이런 규칙을 정하게 된 걸까요? 사정을 알고 나면 무릎을 탁 치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사이, 오백 원!”을 외치면서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함께일 때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고, 더 좋은 사람이 되려 합니다
『우리 반 채무 관계』는 아이들 사이에 생긴 돈 문제를 소재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기 마련인 문제 상황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국 아동문학에서 가장 낯선 ‘돈’을 소재로 한 이 이야기가 이토록 생생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 유효한 것은, 현실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음직한 일이어서 책장을 펼치자마자 빠르게 몰입하게 되고, 상냥함과 천진함을 지닌 이야기 속 아이들의 현명함에 절로 환호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괜찮아. 오백 원인데 뭐!”라는 한마디 말로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해결하는 혜안을 보여 줍니다. 현실에 발붙인 서사와 흥미로운 전개에 그치지 않고 어른도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