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국의 행동을 보고 누가 여자로 알았으리오.
이는 고금에 없는 일이로다. 비록 천하가 넓고 넓다지만
글재주와 칼 재주를 모두 갖추고 내게 충성을 다한
평국과 같은 이를 어디서 찾을 수 있으리오.
그 기재는 어떤 남자와도 견줄 수 없으리로다.
비록 여자임이 드러났지만 어찌 벼슬을 거두리오.”
가부장제 사회에 반한 민중의 목소리
홍계월은 시랑 벼슬을 한 아버지의 무남독녀로 태어났으나 그 시대에는 여아보다는 남아를 더 선호했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계월이 딸이라는 것을 한스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가 어릴 때 부모와 이별한다는 어느 도사의 말에 부모는 계월에게 남장을 시켜 키운다. 하지만 도사의 말대로 난을 겪으며 부모와 이별한 계월은 여공의 구조로 살아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그 집 아들인 보국과 함께 공부한다. 장성하여 보국과 함께 과거를 보게 되고 계월은 장원에, 보국은 부장원에 급제한다. 그 후 외적의 침입을 받자 계월은 대원수가 되고, 보국은 부원수가 되어 출전한다.
이렇듯 계월은 면면으로 남성인 보국보다 더 위에 있는데, 이는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 시대의 여성 수난 현실을 작품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 주기 위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것은 여성을 비롯한 민중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어찌 보면 지금도 짜릿한 충족이 아닐 수 없다.
고전 문학은 옛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조선 시대에 쓰인 작품이지만 지금의 현실에 반영하여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운명을 뛰어넘고 나라를 구하다》를 청소년 및 성인에게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