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관본 <전우치전>을 쉽게 풀이한 책
여러 문헌에 전하는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전우치는 실제 인물이었으며 중종 때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도술을 익히고 시를 잘 지었으나 나라에 반역을 꾀했다가 수명을 다 누리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이야기를 풀어 낸 <전우치전>은 언제 누가 쓴 건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본도 많고 그에 따라 도입부와 흐름이 조금씩 다르다.
그중 《도술의 귀재, 세상을 바꾸다》는 많은 이본 중에서 신문관본을 쉽게 풀이한 책이다. 송도에 사는 전우치가 신기한 도술을 얻었으나 재주를 숨기고 살았는데, 빈민의 처참한 처지를 보고 참을 수 없어서 천상 선관으로 가장하여 임금에게 나타나 옥황상제의 명령이니 황금 들보를 만들어 바치라고 하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렇게 얻게 된 황금 들보를 팔아서 곡식을 장만해 빈민에게 나누어 주고 그 뜻을 널리 알린다. 그 후로도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횡포한 무리를 징벌하고 억울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도술로 세상을 희롱한다.
신문관본은 육당 최남선이 운영하던 출판사인 신문관에서 찍어낸 것을 말하는데, 최남선이 직접 개작했다고 추측한다. 신문관본 <전우치전>은 왕실의 무능함과 관리들의 탐욕을 비판하는 등 사회 비판 의식이 크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도술의 귀재, 세상을 바꾸다》는 그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지배 질서에 반하는 영웅이 보여 주는 따끔한 일침!
이 책은 고통과 억울함을 해결할 길 없는 백성들의 삶을 보여 준다. 살인 누명을 쓴 백발노인의 아들, 관리에게 돼지머리를 빼앗긴 시장의 백성, 장부 정리를 잘못해 죽음의 위기에 몰린 고지기, 모친을 봉양할 수 없는 가난뱅이 등 이들의 모습을 통해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폭로한다.
반면 백성들의 삶이 이토록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의 삶을 돌봐야 할 지배계층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은 화려한 연희를 즐기며 교만을 부리고 하급 관리를 부당하게 괴롭히며 위세를 부린다. 유흥과 사치에 빠져 있으며 명분에 사로잡혀 있고 체면만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