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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하필이면 - 느림보 그림책 59 (양장
저자 오은영
출판사 느림보
출판일 2021-04-15
정가 13,000원
ISBN 978895876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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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에 관한 우화 같은 이야기

호랑이는 벌을 피하려다 구덩이에 빠진다. 그 구덩이는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지 못할 만큼 깊지 않다. 그러나 호랑이는 온갖 불평을 해대면서 신세를 한탄한다. 자기가 사는 숲까지 부정하면서 엄살을 떠는 것이다.
개구리도 구덩이에 빠졌다. 그 구덩이는 개구리 혼자 힘으로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이다. 숲속의 작은 친구들도 바라보기만 할 뿐 도와줄 수가 없다. 개구리는 온 힘을 다해 팔짝팔짝 뛰어올라 보지만 좀처럼 구덩이를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개구리는 호랑이처럼 불평하지 않는다. 아니 불평을 할 여유가 없다. 오로지 이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전력을 다해 애쓸 뿐이다.
“아니, 이게 뭐가 깊다고?”
호랑이가 보란 듯 구덩이 속으로 앞발을 쑤욱 넣자, 개구리가 호랑이 발등으로 뛰어오른다. 그리고 호랑이가 구덩이에서 발을 빼자, 개구리는 팔짝 풀밭으로 뛰어내린다. 개구리는 호랑이 덕분에 구덩이에서 벗어난다.
개구리와 친구들이 환호하며 호랑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언제나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호랑이에게 이런 상황은 낯설고 어색하다.

《하필이면》은 구덩이에 관한 우화 같은 이야기로, 오랜 세월 동화작가로 활동하던 오은영이 그림까지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다.
작가는 특히 숲의 왕인 호랑이가 별것도 아닌 작은 사건 하나 때문에 자기연민에 빠져 부정적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에 공을 들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호랑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남이 가진 것들만 헛되이 소망하는 불평불만 캐릭터다.
갈매기가 평화롭게 노래하는 바다는 때때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무서운 바다로 변하기도 한다. 북극은 시원하기는커녕 얼어 죽을 만큼 춥다. 사막은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타 죽을 만큼 뜨겁다. 하지만 호랑이는 자신이 사는 숲을 부정하기 위해 바다와 북극, 사막을 이상적 공간으로 망상한다.

오은영은 호랑이가 꿈꾸는 세계를 독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이 장면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