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와 ‘나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
탈출을 시도했다가 정해진 자리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던 『슛!』의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는다. 게임 판을 조종하던 손들이 자리를 비운 것이다. 주인공은 때를 놓치지 않고 제자리에서 벗어나 다른 인형들을 향해 손짓한다. 남의 뜻대로 움직이지 말고 우리 자신의 힘으로 뛰자고 말이다. 우물쭈물하던 인형들은 하나둘씩 주인공을 따라 경기장 바닥으로 뛰어내린다. 마침내 주인공은 직접 발로 뛰는 경기의 짜릿함, 다른 이들과 몸을 부딪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혼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감동을 동료들과 함께 경험하며 성장해 간다.
경기가 한층 고조되어 갈 즈음 선수들이 쏘아 올린 공이 테이블 축구 경기장 바깥으로 날아가 버린다. 아직 게임 판 밖으로 나가 본 선수는 없다. 안전하지만 한계가 분명한 세상의 안쪽과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바깥세상, 그 갈림길에서 『슛!』의 등장인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더 넓은 운동장을 꿈꾸게 하는 이야기
테이블 축구 게임 속 세상은 사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아이들의 등급을 매기며 같은 교육으로 같은 꿈을 꾸게 하는 우리 교육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누구나 삶의 어떤 순간에서 마주칠 법한 타인의 기대와 자기 욕망 사이의 갈등을 은유하기도 한다. 『슛!』은 의미심장한 설정, 탄탄한 서사, 섬세한 동세와 가슴 뭉클한 결말 들을 유려한 화면 연출로 선보인다. 테이블 축구 게임 위 선수들이 힘껏 달려 열띤 경기를 치른 뒤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결말은 가슴 시원한 해방감을 주는 동시에 현실의 문제들을 직시하게 한다.
작가 나혜는 인형들이 자유와 자기 존재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아직 가 보지 못한 미래를 두려움 없이 만나도록 응원한다. 더불어 서사 전반에 여성 선수들을 앞장세움으로써 여자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넓은 운동장을 꿈꿔야 한다고 말한다. 결말 이후, 거침없이 내달리는 선수들이 그려진 본문의 마지막 장부터 그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