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경을 횡단해야 했을까?
까만 배경에 예술적인 색조가 어우러진 무언의 그림책
침묵으로 공감을 일깨우는 희망과 소통의 이야기
페루의 이사 와타나베 작가는 강제로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동물들의 막막한 여정을 보여주며, 이주민들의 상처와 고통, 희망과 공감을 전합니다. 이사 와타나베 작가는 일본에서 페루 북부로 이주한 할아버지와 스위스 출신의 할머니로 내려오는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작가는 페루에서 스페인의 마요르카로 이주해 살던 중 지중해를 건너 해안에 도착한 난민들의 소식을 접합니다. 대부분의 미디어에서는 이들을 익명의 덩어리로 또는 차가운 숫자로만 대중에게 전했지요. 그러던 중 실제 바다를 건너 낯선 땅에 온 압둘라이와 함께 지내며 고향을 떠나온 가혹한 현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스웨덴 사진작가 마그누스 웬만이 찍은 시리아 난민 아이들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전쟁의 잔혹한 폭력에 집과 가족을 잃은 상처를 안고 길거리와 풀밭에서 잠을 청하는 난민 아이들의 휑한 눈동자에 충격을 받은 작가는 그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나의 삽화가 다른 삽화로 이어지고, 숲을 지나면 또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작가는 동물들을 안내해야했지만, 여러 번 길을 잃었고 그래도 의지와 희망을 가지고 계속 걸었습니다.
까만 어둠의 배경에 예술적인 색조가 어우러진 무언의 그림책은 침묵으로 공감을 일깨우며, 독자를 극적으로 여정에 몰입시킵니다. 밝고 고운 색으로 동물들의 모습(옷과 세부사항 등을 섬세하게 묘사해 각자에게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슬픔과 대조적으로 희망을 표현합니다. 의인화된 동물은 문화, 인종, 민족을 초월하여 인간이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또한 어려운 주제를 보편화하고 판타지를 주어 아이들과 빠르게 공감합니다. 화려한 꽃무늬 가운을 입은 해골은 죽음을 상징하고, 푸른 따오기는 희망과 소통을 상징합니다. 이들에게 항상 죽음이 함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