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_ 또 다른 창작, 서평
1장 아픔에게 말 걸기 - 온몸으로 견디며 쓴다
불안하지 않은 이들에게 권함 _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스콧 스토셀
“지금 뭐하세요?” “아프고 있습니다.” _ 《통증 연대기》, 멜러니 선스트럼
모든 인간의 눈물은 무색이고 피는 빨갛다 _ 《세상과 나 사이》, 타네하시 코츠
가장 어려운 혁명, 내 몸 긍정하기 _ 《몸의 말들》, 강혜영 외
용서는 분노보다 우월한가? _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마리나 칸타쿠지노
아픈 사람은 건강한 이들을 이해해야 한다 _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메이 외
모든 권력은 고통에서 온다 _ 〈얼음의 집〉, 《완전한 영혼》, 정찬
고통을 나눌 수 없는 세상과 투쟁하기 _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엄기호
2장 우리에겐 ‘불편한’ 언어가 필요하다 - 통념을 부수는 글쓰기
자기 경험을 믿지 못하는 여성들 _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저출산의 간단한 이유, 노동하지 않는 남성 _ 《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오지 않을 그날’까지 필요한 책 _ 《여성성의 신화》, 베티 프리던
자연의 법칙은 누가 정하는가 _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마리 루티
다윈은 ‘우리 편’ _ ‘다윈의 대답’ 시리즈, 피터 싱어 외
뼈, 털, 집착, 욕, 비참함에 대한 이론 _ 《여성, 거세당하다》, 저메인 그리어
세상의 모든 페미니즘을 나의 것으로 _ 《빨래하는 페미니즘》, 스테퍼니 스탈
여성도 한국인도 아닌 _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여지연
군 위안부 운동의 ‘희비극’ _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3장 마음과 몸의 평화가 깨지는 순간 - 질문하고 해체하는 글쓰기
가장 글로컬했던 근대인 _ 《대화》, 리영희
침략국이 되지 못한 한국 남성의 ‘한 ’ _ 《1968년 2월 12일》, 고경태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소설가 _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기술 시대, 가짜 감정의 의미 _ 《탈감정사회》, 스테판
“서평이 없다면 텍스트는 맥락 없이 부유한다.
어떤 책도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독자의 반응, 언급, 평가가 있어야 의미를 얻는다.”
정희진에게 글을 쓰는 목적은 ‘익숙한 것에 도전하고 다르게 생각하기’에 있다.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의 세 번째 책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는 이러한 창의적 글쓰기의 예를 잘 보여주는 27편의 글이 실려 있다.
정희진은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를 읽으며 인간과 사회의 ‘질’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용량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대지의 딸》에서는 서평을 쓴 사람은 전체 독자를 대변하는 길잡이가 아니며 서평은 자기 자신의 입장과 맥락에서 출발하는 글이 되어야 함을 깨닫는다. 《선녀는 참지 않았다》를 읽으면서는 새로운 상상을 떠올리려면 여성주의 시각 혹은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다시 쓰기’의 과정이 필수적임을 발견한다.
“서평은 독자적인 창작이자 새로운 글이다.”
육화된 책의 내용을 몸속에서 뽑아내는 일
정희진은 자신이 ‘페미니즘’이라는 특정한 사고방식에 집중하는 필자이자, 고통과 몸, 권력과 지식, 젠더와 관계 등 논쟁적인 주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고 털어놓는다. 이 책은 페미니즘을 인식틀로 삼아 온몸으로 견디고, 통념을 부수고, 질문을 던지며 써내려 간 그의 독후(讀後의 기록이다. 페미니즘은 다른 세계, 몰랐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그 충돌에서 최대한 심각한 부상을 입는 과정이 바로 글쓰기이며, 그것이 자신을 진전시키는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는 깊은 여운이 남고, 괴롭고 슬프고, 다양한 차원의 변화를 이끄는 고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가 글을 계속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성주의적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공부’이기 때문이다.
나는 페미니즘을 ‘열심히 공부한다’. 내가 아는 한 페미니즘은 인류가 만들어낸 그 어떤 지식보다 수월(秀越하다. 정치적, 이론적, 학문적으로 다른 어떤 언설보다 세련되고 앞서 있으며 상상력조차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