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지켜 주고 오해는 풀어야 해.
그래야 좋은 친구를 가지는 거야.”
개학날은 찬수에게 항상 피하고 싶은 날입니다. 선생님들은 개학날 꼭 ‘방학 때 무엇을 했는지’ 발표를 시키거든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방학 때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늘어나는데, 친수는 아직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반에서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자기 혼자뿐인 것 같아 속상했지요. 그런데 좀 잘살고 잘난체하는 민규는 찬수에게 몇 번이나 방학 때 뭐 했는지를 물어봅니다. 기죽기 싫은 찬수는 민규가 귀찮아 자신도 모르게 “싱가포르 갔었다.”며 거짓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더 많은 질문이 따라옵니다. 언제 갔는지, 기내식은 뭘 먹었는지, 비행기 안에서 영화는 뭘 봤는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어땠는지 등등. 안 가 봤으니 대답도 어설펐지요. 그러고 나서 마음이 편치 않은 찬수는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금방 후회했지만 또 솔직히 말할 용기도 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 한 걸 안 들키려고 엄마에게 정말로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을 다녀오자고 떼를 쓰기도 했지요.
하지만 하늘 아래 비밀은 없다죠. 민규가 우연히 찬수의 비밀을 알았고, 찬수에게 서운했던 민규가 그만 그 비밀을 친구들 앞에서 폭로해 버리고 맙니다. 그것도 찬수가 좋아하는 희서 앞에서 말이지요. 둘은 치고받고 싸웁니다. 친구들이 뜯어말려 집으로 돌아왔지만, 거짓말을 한 건 맞았으므로 찬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죠. 친구들을 볼 자신이 없었던 찬수는 학교를 결석하고 전학까지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도망치면 부끄러움은 사라질까요? 눈앞에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편해질 순 있겠지만, 나 스스로에게 느끼는 부끄러움은 없어지지 않을 테고,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잃게 되겠지요. 오랫동안 같은 반을 했던 단짝친구 인태와 좋아하는 희서를 모두 잃지 않으면서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까요? 결국 찬수는 민규와도 좋은 친구가 되는데요, 과연 어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