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케이크를 사러 갔던 엄마가
영정 속 사진이 되어 돌아왔을 때
가족들의 생일날엔 꼭 특별히 주문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케이크를 사 오는 엄마. 랑이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어김없이 케이크를 찾으러 가던 엄마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생일날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약속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던 랑이는 엄마의 사고 소식을 듣고, 그날 오후 동생 솔이와 함께 아빠를 따라 엄마의 영정 사진이 놓인 장례식장으로 갑니다.
너무 큰일을 겪으면 당장은 실감이 안 나지요. 이건 꿈이고, 어딘가 엄마가 살아 있을 것 같고요. 그렇게 먹먹하고 말문이 막힌 채 며칠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그제야 엄마의 빈자리가 크나큰 허전함과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아빠는 엄마 없는 빈자리를 실감하게 되는 게 두려워 일부러 일에 더욱 매달리고, 아이들은 그런 아빠의 사정을 알면서도 서운해하지요. 엄마가 늘 쓸고 닦고 가꾸던 집은 빛을 잃고, 남은 세 가족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늘 한결같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일당’이라 이름 지은 랑이네 한옥집은 예전 같지 않고 쓸쓸했지요.
엄마의 빈자리에 들어온 작은 손님
“야옹-.”
랑이와 솔이만 있는 적막한 집 안에 어디선가 고양이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문 밖에 찾아온 작은 아기 고양이.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고양이를 데리고 와 잠깐 동안만 돌봐주기로 했지만, 사실 돌봄을 받는 건 고양이가 아니라 랑이와 솔이였습니다. 엄마의 빈자리로 한없이 쓸쓸했던 마음에 온기가 들어차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고양이의 특이한 행동들은 아이들이 슬픔을 잊고 새로운 호기심과 애정을 갖도록 만들지요. 랑이와 솔이는 고양이에게 ‘얼룩소’라 이름을 지어 주고 직접 키우기로 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절대 반대하는 아빠는 고양이를 보호센터에 보내기로 하지요. 랑이와 솔이는 얼룩소룰 지킬 수 있을까요? 아빠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다른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