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로 보는 국제정치
1장 핵무기란 무엇일까
전쟁과 무기 ∥ 핵무기는 누가, 언제, 왜 만들었을까 ∥ 세상과 핵무기를 보는 세 가지 관점 ∥ 핵무기 불평등
2장 핵무기에 손댔던 나라
우린 되는데 너희는 안 돼 ∥ 너희만 핵무기를 가지란 법 있니? ∥ 거의 손에 들어왔는데 ∥ 난 그런 거 필요 없어
3장 북한과 핵무기
언제부터 핵무기를 개발했을까 ∥ 북한이 핵무기에 매달린 이유 ∥ 북한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 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가장 좋은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 전쟁 ∥ 북한도 비핵화를 원해 ∥ 양보와 대화로 해결하자
4장 우리나라는 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까?
능력은 충분해 ∥ 미국의 핵우산 ∥ 한미동맹이 만능은 아니야 ∥ 핵무장론의 허상
5장 핵무기 폐기, 평화를 위한 첫걸음
핵무기로 평화가 가능할까 ∥ 우발적 핵전쟁의 위협 ∥ 핵무기의 수평적·수직적 확산
핵무기를 통제하는 세 가지 방법 ∥ 12시가 되면은
착한 핵 같은 건 없어!
평화를 위한 핵무기는 모순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향하던 1945년 8월, 일본은 도쿄대공습과 필리핀해 해전을 겪으며 거의 모든 육·해·공군력을 상실했으면서도 결사 항전을 주장했다. 6년에 걸친 전쟁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막대한 전비를 소모하느라 지칠 대로 지친 연합군의 수뇌부들은 하루빨리 전쟁을 끝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무기를 투하한다. 이후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하자 많은 사람은 전쟁이 끝났다는 것에 기쁨을 표했고, 평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핵의 시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아무리 강한 무기라도 단 한 방에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낸 적은 없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핵무기를 만들어 낸 인류의 기술적 진보에 경외감을 갖고 찬사를 보내면서도 핵무기의 파괴력에 두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만약 이 핵무기를 우리나라만이 아닌 다른 나라도 보유하고 두 나라의 관계가 악화된다면?’이라는 가정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리에 자리 잡는다. 이후 핵무기 개발을 주장한 실라르드의 편지를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전달해 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지휘자 줄리어스 오펜하이머 박사 모두 핵무기를 경고하고 추가 개발을 반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Cold War이 시작되며 핵무기를 통한 체제 경쟁은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전 세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 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면서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하고 나의 안전을 보장해 줄 카드가 필요했고 그것에 핵무기보다 잘 어울리는 것은 없었다. 두 나라는 경쟁적으로 핵무기의 생산과 개량에 열을 올렸고 급기야 1966년에는 두 나라가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만 7만 개에 달한다. 인류는 이제 수십 번이라도 지구를 파괴할 만한 강력한 힘인 핵무기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