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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어쩌려고 저러지
저자 김용택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6-04-20
정가 11,500원
ISBN 9788954640237
수량
1부
헐! 010
언제 살까요 012
눈 감아라 014
바람이 하는 일 016
야아! 018
어쩌려고 저러지 020
그러면 그렇지 022
반달 솥 024
2부
비행기 똥 028
봄이다 030
학교 길 032
파란 신호등 034
발?견 036
합창 038
빨간 고추 040
콩 타작 041
어린잎 042
3부
딸 바보 046
아빠는 시인 047
우리는 안 잔다 048
남해 1 050
남해 2 052
남해 3 053
남해 4 054
학습지 056
꽃다지 060
동시 못 써요 062
4부
밤 열 시 066
퇴근한 아빠 067
무거운 집 068
끝 070
엄마 없는 날 071
눈 온 날 밤 074
일기 076
수평선 080
생강나무는 생강나무 081
해설 083
누나 잠 와?
왜?
하마처럼 하품을 하잖아.
응. 어젯밤, 잠을 못 잤어. 너는?
왜?
가방이 그렇게 무겁냐. 어깨가 축 처졌어.
아니.
그럼?
오늘 시험 봐.
너도 잠 못 잔 모양이구나.
응.
“가자, 파란불이다.”
힘내.
누나도.
「파란 신호등」 전문

누나를 잠 못 들게 한 걱정거리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시험 때문에 잠 못 이룬 동생을 누나는 힘내라며 응원한다. 동생 역시 그렇다. 마침 켜진 파란불이 아이들의 걸음을 씩씩하게 인도한다. 이 동시는 등에 멘 가방만큼 걱정거리를 업고 사는 아이들에게 희망에 찬 내일을 축원한다. 더불어 걱정 없이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까지 무겁고 각박한 굴레를 씌운 어른들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한다. 이 성찰은 바다로 날아가는 나비를 보며 어쩌려고 저러지 어쩌려고 저러는 거지, 걱정하는 시인의 탄식을 통해 더욱 절실해진다.

마당에 나비가
날아왔어요.
나비는 흰나비,
나비가 마당을 지나
돌담을 넘더니
밖으로 날아갑니다.
마늘밭을 지나
시금치밭을 지나
팽나무 곁을 지나
길을 건너
모래밭을 지나
바다로 날아갑니다.
나풀나풀, 나풀나풀
물에 닿을 듯 말 듯
바다 위를 날아갑니다.
어쩌려고 저러지
어쩌려고 저러지
저 나비가
어쩌려고
지금
저러는 거지.
「어쩌려고 저러지」 전문

길을 건너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나비. 파도에 닿을 듯 말 듯 한 나비의 날갯짓을 걱정스레 따라가는 시인의 눈. 이 시는 모두에게 뼈아픈 기억으로 각인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무너지고 만 이 시대의 양심, 눈먼 어른들의 거짓에 왜, 라는 물음을 던지며 옳은 길에 대해 답을 묻는다. 더 이상 길이 아닌 곳으로 귀한 아이들을 보내지 않기 위해 더 이상 길이 아닌 곳으로는 가지 말자고 공동의 약속을 굳게 벼리는 반성문인 것이다.

“나름대로 나는 나”
나의 가치와 자존감을 일깨우는 동시
시인에게는 모든 것이 귀하다. 땅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