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작은 이야기다. 하나 고요함 속에 감춘 움직임이 진짜이듯 애벌레는 후일 나비가 되실 몸이다. 먹고 자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할 수 없을 것 같은 애벌레가 끊임없이 꼬물거리고 생각하면서 자기 운명을 열어 나가는 과정은 뜻밖의 감동으로 이어진다. 토끼나 곰이 등장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 같은 동물 의인동화는 자주 보아도, 이렇게 무언가 배울 점이 있는 애벌레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통 속에 갇힌 채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애벌레는 지금 어린이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_심사평(선안나 김제곤 박숙경 원종찬
꼬물꼬물 애벌레의 특별한 모험
3학년 2반 관찰 상자에 일곱 번째 애벌레가 태어난다. ‘7번 애벌레’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애벌레는 인간을 경계하고 나비가 되는 것에만 온 힘을 집중하는 형님 애벌레들과 달리,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자신을 관찰하러 온 교실 아이들을 거꾸로 자신이 관찰하기도 하고, 살기 위해 배춧잎을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춧잎으로 신기한 무늬를 만드는 재주를 선보여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은 남다른 7번 애벌레에게 ‘무늬 애벌레’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온하던 관찰 상자에 농약 묻은 배춧잎이 들어와 3학년 2반 애벌레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무늬 애벌레는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도와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아이들은 과연 무늬 애벌레의 간절한 요청을 알아볼 수 있을까? 무늬 애벌레는 무사히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당차고 사랑스러운 애벌레, 작지만 용감한 주인공
그간 귀여운 동물이 등장하는 의인동화는 널리 사랑받아 왔지만, 애벌레는 동화의 주인공으로 흔치 않았다. 신예 김원아는 마냥 작고 단순한 존재로만 보기 쉬운 애벌레에 뚜렷한 개성과 구체적인 실감을 입혀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생생한 캐릭터들과 그들 사이에 개연성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