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세계 식품체제의 형성과 한반도 편입의 역사
1부 개항의 식탁―이국 음식과 만남
1 미국인 조지 포크가 묘사한 조선 음식
2 김득련이 세계 일주 중에 먹은 서양 음식
3 엠마 크뢰벨이 서울에서 차린 프랑스식 코스 요리
4 앨리스 루스벨트가 고종과 함께 먹은 조선식 점심
5 황실 원유회에서 마신 맥주와 위스키
2부 식민지의 식탁―조선의 일본식 음식과 일본의 조선식 음식
1 일본식 두부와 빙수의 유행
2 청국우동에서 우동으로
3 식탁에 스며든 일본산 조미료, 아지노모토
4 선일융화를 실현한 일본 장유
5 제국으로 옮겨간 야키니쿠와 가라시멘타이코
3부 전쟁의 식탁―배급, 통제, 그리고 구호의 식생활
1 “총후의 국민은 쌀을 절약하고 대용식을 먹읍시다”
2 소고기 대신 무엇을 먹을까?
3 대용식 장려로 주목받은 호떡과 소면
4 해방공간의 청계천 길거리 음식
5 구호물자 우유죽과 부산의 하꼬방술집
4부 냉전의 식탁―미국의 잉여농산물 유입과 녹색혁명
1 북한의 민족음식 구축
2 치킨라멘과 소고기라면, 그리고 K-레이션
3 밀막걸리와 희석식 소주의 유행
4 콩기름 식용유 생산과 튀김 음식의 증가
5 녹색혁명과 통일벼
5부 압축성장의 식탁―먹는장사 전국시대
1 LA갈비와 삼겹살구이의 등장
2 식품산업, 전쟁 같은 경쟁
3 청량음료, 뜨거운 판촉전
4 건강 추구 속에 꽃핀 횟집
5 강남 개발 완성과 고급 음식점 개업 붐
6부 세계화의 식탁―한국인의 식탁을 장악한 세계 식품체제
1 열대 과일 수입 붐
2 서양 채소의 소비 증가와 씨앗 재산권
3 연어와 랍스터, 대중 수산물이 되다
4 지구화된 매운맛
5 세계화 과정에서 변하고 있는 입맛
에필로그: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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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입맛과 식탁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알면 알수록 놀랍고 흥미로운 한국 음식의 변천사
이 책에서 다루는 한국 음식의 이야기는 분명 과거의 이야기인데도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하다. 그만큼 오늘날 한국인이 소비하는 음식문화 대부분이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반도 곳곳을 여행하며 조선의 음식을 즐긴 미국 해군 조지 포크가 묘사한 조선 음식들, 서양 음식을 처음 접한 통역관 김득련의 실수, 대한제국 황제 고종이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를 한 오찬의 메뉴, 대한제국 황실 찬사로 임명된 손탁과 크뢰벨 부인의 이야기로 한국인의 식탁이 세계와 처음 만난 순간들을 만날 수 있다.
한반도의 음식문화가 그렇게 서양화의 길로 들어서려던 찰나,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게 되면서 조선인의 입맛 역시 서서히 제국의 맛에 길들여져 간다. 지금도 한국 음식의 기본 재료인 장유라 불리는 일본식 공장제 간장, 조선의 식탁을 장악한 화학조미료 아지노모토, 그리고 식민지의 맛이 제국으로 건너가 ‘야키니쿠’와 ‘멘타이코’ 같은 일본 음식이 되어 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제국과 식민지의 관계를 음식과 식품 산업이라는 시선에서 새롭게 들려준다.
한반도가 겪어야 했던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 그 이후의 냉전 역시 한국 음식문화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식량이 부족했던 시대에 번데기 조림 같은 대용식과 유엔과 미국 등에서 구호·원조품으로 보낸 밀가루로 만든 호떡과 소면으로 국수, 수제비, 빈대떡, 풀빵 같은 각종 분식이 나타났다.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분식 장려는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한국식 라면과 톡쏘는 맛의 막걸리, 국민 술 희석식 소주, 그리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치킨까지 만들어냈다. 오늘날 한국이 가장 많이 소비하며, 대표적인 식품으로 자리잡은 음식들의 탄생 비화는 독자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후 압축성장과 세계화 과정에서는 급격히 성장한 한국의 공장제 식품산업의 이야기에서부터 1970년에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