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십자가의 역사학 - 일제강점기 민족지도자들의 역사관과 국가건설론 연구 10
저자 구미정
출판사 도서출판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출판일 2021-03-15
정가 18,000원
ISBN 9791190777155
수량
들어가며 - 7p

1장. 왜 일제강점기인가
1. 노예의 존재론 - 17p
2. 땅은 하나님의 것 - 20p
3. 새 술은 새 부대에 - 25p
4. 땅 따먹기와 3ㆍ1운동 - 31p
5. 문화정치와 기독교의 변질 - 36p

2장. 복음의 사도인가, 제국의 첨병인가
1. 복음이 도대체 뭐기에 - 49p
2. 굴종적 선교사관 - 54p
3. 다양한 선교모델들 - 59p
4. 네비우스 원리와 간접선교 전략 - 64p
5. 주체적 수용사관 - 68p

3장. 무교회운동과 독립정신
1. 무교회가 꽃핀 토양 - 79p
2. 김교신과 우치무라 간조 - 92p
3. 한반도 지리관과 ‘조선산’ 기독교 - 102p
4. ‘성서조선’과 시민 기르기 - 116p
5. 한민족과 씨사상 - 127p

4장. 하나님 나라의 이상향, 명동촌
1. 간도는 우리 땅 - 145p
2. 북간도의 대통령 김약연 - 155p
3. 북간도가 기독교를 만났을 때 - 166p
4. 3ㆍ13 용정만세운동 - 174p
5. 간도 디아스포라를 기억하기 - 184p

5장. 노란 피부 하얀 가면
1. 로마 제국이냐, 하나님 나라냐 - 197p
2. 한국형 반공주의의 뿌리 - 207p
3. 한국교회의 트라우마, 신사참배 - 214p
4. 평양대부흥운동과 리플리증후군 - 222p
5. 순복음신화에 담긴 영적 식민주의 - 237p

나가며 - 253p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자고로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처럼 살고자 결단한 사람들이다. 이 시의 문장 배열에서 ‘처럼’이 줄 바꿈으로 표현된 것도 그러한 직유(直喩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함이겠다. 그런데 이 경우의 ‘처럼’은 ‘모가지를 드리우고/꽃처럼 피어나는 피를/어두워가는 하늘 밑에/조용히 흘리’는 실천을 담보한다. 고난의 십자가를 달게 진다는 뜻이다. 그러한 실천이 없이는 그리스도‘처럼’ 산다고 말할 수 없으며, 참된 그리스도인이라 부를 수도 없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는가? 어쩌다가 사회가 교회에 절망한 나머지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길게 말할 필요 없다. 한국교회가, 그 교회의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는 큰데, 예수는 작다. 교인은 많은데, 그리스도인은 적다. 다들 고난의 십자가를 지는 대신에 영광의 면류관만 쓰려고 안달이다.

오늘날 거대 조직으로 성장한 이 땅의 기독교는, 그래서 ‘건수’만 생기면 언제든지 ‘세(勢’를 과시하려고 드는 이 땅의 기독교는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빼닮았다. 만약 1세기 팔레스타인 땅을 거닐던 가난한 예수가 ‘재림’하여 서울의 어떤 대형교회를 방문한다면, 그 위용에 놀라기도 할 것이거니와, 추측컨대 결코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리라.

이런 맥락에서 ‘십자가의 역사학’이란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추어 이 땅의 역사, 그 중에서도 기독교의 역사를 읽어보려는 시도라 하겠다. 공교롭게도 이 땅과 기독교의 인연은 고난을 매개로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 시기 자체가 고난의 때요, 그러기에 기독교를 통해 고난을 헤쳐 나가고자 한 민중의 염원이 모여 기독교가 번성하게 되었다는 뜻에서 그렇다. 이러한 ‘맞물림’의 역사를 밝히 앎으로 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