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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인공지능과 흙 : 상상을 현실화하는 인문적 감각을 키우기 위하여
저자 김동훈
출판사 민음사
출판일 2021-03-20
정가 18,000원
ISBN 978893744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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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상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온다
1부 르네상스, 상상과 현실의 세계
1 상상력으로 경계를 넘어라: 헤르메스
2 소용돌이치는 운명에서 인간애를 기억하라: 르네상스의 머릿결
3 인간은 소우주다: 다빈치의 인체도
4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라: 세계지도
5 자발적으로 변신하라: 성형수술
6 회복을 향한 열망의 에너지: 마스크팩
7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르네상스 정원
8 예술은 삶으로 완성된다: 렘브란트의 유리잔
9 거칠고 험한 파도의 주름을 즐겨라: 해마를 찾아서
2부 고대, 상상의 세계
10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자!”: 게임의 법칙
11 판타지 없는 백성은 망한다: 플라잉카
12 “의식이란 무엇일까?”: 인공지능
13 불안을 극복하기 위하여: 좀비 서사
14 기계화의 미래는 ‘배분’ 문제다: 로봇
15 나는 사이보그다: 사이보그
16 생명은 생명체에서만 나온다: 안드로이드
17 주체성은 가상과 현실이 결합된 실재에서: 증강현실
18 육체성을 확인하자!: 아바타와 캐릭터
19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감각의 발견
3부 현실에서 실재의 세계로
20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박물관공포증
21 추억과 소망을 현재로 가져와라: ‘파사주’의 과자가게
22 찢어지고 조각난 파편들을 잇자: 프랑켄슈타인
23 “나는 세상에 빚과 책임이 있다!”: 고흐의 ‘빈 의자’
24 나만의 향기를 뿜어라: 프루스트의 향기
25 육체의 상품화에 저항하라: 초현실주의와 마네킹
26 ‘놀이’의 주체성을 되찾자: 데이터베이스와 그 함정
27 현재에 집중하라: 아포칼립스와 포스트아포칼립스
28 지속 가능한 ‘지구공동체’: 바이러스와 공생
29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환경인문학과 인류세
30 공진화를 꿈꾸며: 신유물론과 흙의 상상력
에필로그
● 상상과 현실을 결합하라!

과학자는 가설을 위해 지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고, 화가는 작업하기 전에 머릿속에 이미지를 상상해야 한다. “상상이 이성에 앞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위대성은 “마음에 무엇인가 간직하면, 환상이나 몽상으로만 멈춘 게 아니라 상상한 것을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는” 점에 있다. 15세기 ‘대항해’ 시대는 르네상스인들의 ‘상상의 지도’가 구체화된 결과물이었다. 이렇게 상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헤르메스처럼 경계를 넘나들어야 한다. 미셸 세르가 『헤르메스』에서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헤르메스의 상징성을 소환했는데, 『인공지능과 흙』은 그런 헤르메스적 상상으로 갑갑한 일상을 새롭게 재창조해낸 작가들, 과학자들, 모험가들을 소개한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화자의 첫 사랑 질베르트의 머리카락을 상세하게 묘사하면서 “다빈치가 스케치한 작은 꽃들 사진”에 비교한다. 프루스트가 여인의 머리카락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관련시킨 이유는 어떤 상상 때문일까? 신화적 동물 ‘히포캄푸스’가 르네상스 말기에 인기를 얻어 뇌과학에서 ‘해마’라는 해부학적 이름으로까지 자리를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고대의 상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황금비서’는 “살아 있는 소녀들과 똑같아 보였는데” “감정을 지닌 지능, 음성, 힘이 장착되어” 있다. 그야말로 고대인이 상상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호메로스는 심지어 황금비서가 “불멸의 신들에게 작품도 배워 알고” 있다면서 머신러닝과 딥러닝에 대한 상상의 단초까지 언급한다. 에코 신화와 인공지능 스피커, 네로의 황금궁전과 증강현실, 이카로스 신화와 사이보그의 공진화 문제, 헤파이토스의 날아다니는 삼발이와 자율주행 및 플라잉카, 신화와 전설은 지금도 상상력의 보고다.

상상만 한다고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현실과 몽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7200쪽의 기록과 낙서를” 했다. 그러나 인문학의 역할이 상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