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만두 : 한중일 만두와 교자의 문화사
저자 박정배
출판사 도서출판따비
출판일 2021-03-25
정가 25,000원
ISBN 9788998439897
수량
들어가며 5

1부 | 밀의 재배와 만두의 탄생
1장 만두의 전제조건, 중국에서의 밀 재배 13
밀의 탄생과 중국 전래 14 밀의 중국 내 전파와 확산 21 밀밥과 죽의 시대 32
2장 만터우와 자오쯔 탄생의 전제조건들 37
밀가루 이전의 분식 38 시루에 쪄서 먹는 문화 41 맷돌의 발명과 발전 46
술에서 시작된 발효 기술, 밀가루 반죽으로 53 중국식 밀가루 음식의 시작, 병의 탄생 57

2부 | 중국에서의 만터우, 자오쯔류 발전
3장 만터우와 자오쯔란 무엇일까 65
중국인들은 왜 만터우나 자오쯔를 즐겨 먹을까 66 만터우와 자오쯔라는 이름이 생기기까지 75
4장 중국 북방인의 주식, 만터우 90
만터우의 기원 91 만터우 이전의 음식들 96 서방에서 온 분식 100 발효병 만터우의 생성과 발전 112
만터우의 다양한 변형과 이름들 123 만터우 전성시대: 송에서 현재까지 130
5장 자오쯔보다 맛있는 음식은 없다 138
자오쯔의 고고학 143 금과 원: 이민족의 자오쯔 문화 154 명: 자오쯔, 설날 음식이 되다 159
청: 자오쯔와 비엔스, 보보의 공존 162 자오쯔의 민간 기원설들 168
쌀 문화가 낳은 자오쯔의 변형, 라오완과 탕위안 170

3부 | 한국의 만두와 교자
6장 한반도 밀 발달 소사 183
7장 발효병 혹은 만두류 190
발효병의 구분 191 상화의 역사적 발달 194
8장 한민족의 비발효 만두 209
비발효 만두류의 시작, 혼돈 210 수교의 213 편식(扁食 215 한국 특유의 만두 224 만두와 송편 229
9장 세시풍속과 연회음식 238
조선 명절과 가례의 필수 음식 239 세시의 만두 풍속 244 손님 접대와 선물에 만두를 쓰다 255
10장 사신들이 경험한 만두들 266
사행길에서 먹은 만두 268 연경의 만두·교자류 풍속 271 황제의 하사품 278 통신사가 본 일본의 만주 280
11장 외식으로서의 만두 282
외식의 시작 282 본격 분식 시
만두, 첨단 기술의 산물

만두라는 음식 이름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이야기에는 제갈량이 등장한다. 그가 남만(南蠻의 반란을 진압하고 귀환하는 길에 노수(瀘水의 험한 물살에 길이 막히는데, 칠종칠금(七縱七擒의 주인공 맹획이 사람 머리 49개와 염소와 소를 바쳐야 한다고 권한다. 제갈량은 이를 거절하고 사람 머리처럼 빚은 만두를 대신 바친 후 무사히 강을 건넜다. 이 때문에 그 음식의 이름이 남만인의 머리를 뜻하는 ‘蠻頭’였는데, ‘饅頭’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윈난성 일대에 거주하는 와족(?族이 실제로 머리사냥을 하던 풍습을 가지고 있던 것을 모티브 삼아 지어낸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음식 이름이 재료나 조리법을 반영하는 데 비해, 만두라는 이름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런 이야기가 붙었을 것이다. 중국의 음식사학자나 언어학자들 또한 만두라는 이름의 기원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을 제기한다. 만두의 만(饅은 음식을 뜻하는 식(食과 ‘~을 싸다’라는 뜻의 만(曼이 합쳐진 글자로, 피로 소를 싼다는 만두의 형태를 반영한다는 주장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설도 있다. 만두(饅頭, man·tou, 만터우가 외래어이며, 불경에 기재된 음식인 만제라(曼提羅, mantiluo, 만지라의 음역이라는 주장이다. 밀의 원산지가 중동임을 감안할 때, 고개가 끄덕여진다. 밀과 함께, 밀을 알곡이 아니라 가루로 만들어 먹는 음식 문화도 함께 전래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에서 만두라는 음식이 탄생하기까지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전제조건이 있었다. 중동이 원산지인 밀의 현지화, 밀을 곱게 빻아 고운 가루를 만들어내는 제분 기술, 그리고 반죽을 부풀게 하는 발효 기술이다. 북방에는 조와 수수, 남쪽에는 쌀이 있었던 탓에 밀은 중국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봄에는 조나 쌀을 심고 가을에는 밀을 심는 이모작이 시작되면서 밀의 공급과 수요가 본격화된다. 맷돌에서 시작해 축력과 수력을 이용한 방아까지, 제분 도구의 발전도 밀의 보급을 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