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서론: 과거로부터 배달된 편지, ‘해방과 미 점령’을 증언하다
1장 ‘점령’의 무게: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점령 통치와 탈식민
지도자의 환국과 민초의 귀환
미군에 보낸 일본인 편지
일본인의 ‘인양’, 조선인의 귀환
암시장과 재일 조선인
일본인 편지에 나타난 재일 조선인
2장 미군정과 해방 직후 남한 정치
통치를 둘러싼 대립
통역 정치와 테러 정치의 서막
조봉암 사신과 1차 미소공위 결렬
이승만의 정치 자금
3장 민생과 민의
북한의 토지 개혁
미군정 농지 개혁의 좌절
귀환 동포들의 주거권 투쟁
1946년의 식량 위기
4장 좌우 합작 정국
주요한 시인의 간청
좌우 합작 운동과 미군정
이승만의 ‘방미 외교’ 실상
5장 테러의 구조와 동학
여운형의 죽음
테러의 일상화
6장 1947년 여름, 미 대통령 특사의 방한
미 특사와 민생 파탄 해법
1947년 여름 - 희망 고문의 끝자락
평론가 오기영의 통찰
7장 단선.단정이냐, 통일 정부냐
미국과 소련군 철수론
김구의 북행과 남북 협상
주석
참고 문헌
■ 광복의 기쁨과 점령의 무게
1945년 8월 15일부터 남과 북에 서로 다른 정부가 수립되는 1948년 8, 9월까지 한반도의 북위 38도선 이남을 미군이, 이북을 소련군이 점령했다. 일본의 패망으로 한국인들은 식민 통치에서 해방되었지만 동시에 외국 군대의 점령 아래에서의 독립과 새 국가 건설을 도모해야 했다. 그런데 미소공위를 통한 미.소 간 협상, 한국인의 자율적인 통일 독립 정부 수립 노력이 모두 실패로 끝나고, 한반도 남과 북에 서로 다른 정부 수립이 가시화하자 점차 냉전의 언어와 논리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탈식민의 현실로부터 냉전으로 진입한 1945년에서 1950년 사이에 한국 사회는 전쟁터로 변했다. 한국 사회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치.사회적 갈등의 당사자들 가운데 억압에 참여한 자들은 냉전 체제의 대립의 논리를 활용하여 이견을 억누르고, 한국 사회를 정화하려 했다. 그리고 해방된 지 70여 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는 지금도 여전히 그 유산을 부여잡고 씨름하고 있다.
해방 공간 또는 점령기로 불리는 이 시기 역사 연구는 ‘탈식민’이라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과제가 한국인들에 의해 해결되지 못하고 외세의 개입으로 결국 분단으로 귀결되는 과정과 통일 독립 국가 건설의 실패 원인에 대한 해명을 주요 목표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일어난 갈등과 충돌을 좌우 대결이나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단순화하거나 사후적으로 냉전의 기원을 소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그에 더해 당대 삶의 현장에서 이러한 사태의 전개를 매개하던 사건들의 실체는 무엇이었고, 그 시기 ‘보통’ 한국인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 또는 저항했는지 그들의 역할과 행위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아야 한다. 해방 직후 한반도에 거주했거나 한반도로 돌아온 한국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쟁과 식민주의의 유산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자신과 공동체의 삶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 보통 사람들의 편지가 말해 주는 점령기 한국 현실
이 책은 점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