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나 심은 사람이 거둬야 하는 거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아기 고추들의 힘찬 외침!
《짱구네 고추밭 소동》이 처음 쓰인 시기는 군부 독재로 우리 민중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 하던 때입니다. 권정생 작가는 군부 세력을 남의 밭 고추를 훔쳐가는 도둑으로 표현하고, 그 세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몸부림을 도둑이 짊어진 자루 속에서 꼼짝 못하는 아기 고추들의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 되어 탈출하는 고추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용기를 내어 힘을 합치면 어떤 어려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지요.
짱구네 식구들은 뜨거운 여름날에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아기 고추들이 잘 자라도록 가꿔 준 존재입니다. 아기 고추들은 그런 짱구네의 노고를 귀하게 여기고, 그 땀의 정당한 대가를 받길 바라지요. 산비탈의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아기 고추들을 잘 키워 낸 짱구네와 도둑에게 붙잡혀 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힘을 모아 불의와 맞서 싸우는 아기 고추들의 모습은 여러모로 어지러운 오늘의 현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키워 준 이에게 거둬지길 바라며 불의에 맞서 싸우는 짱구네 고추밭 아기들의 이야기를 보며, 독자들이 거짓되지 않고 참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던 권정생 작가의 마음을 함께 느껴 보세요!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의 소중함과
소중한 것을 지키는 마음에 관하여…
상수리나무 비탈 산등 너머에는 짱구네 고추밭이 있습니다. 짱구네 엄마와 누나가 이른 봄부터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내리고, 거름 소쿠리를 나르며 고추들을 정성스레 보살폈지요. 덕분에 고추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차츰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옷을 갈아입었어요. 잘 자란 고추들을 이제 곳간에 거두는 일만 남은 어느 날, 동네에 고추 도둑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불안한 아기 고추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싸움 준비를 하지만 도둑은 고추들이 곤히 잠이 든 밤에 나타나지요. 순식간에 도둑의 자루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