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는 모래 언덕 위에
작은 씨앗이 움트기까지
낯선 일에 도전하는 데는 제법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주위의 응원이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일이라면 더욱더 그렇겠지요. 하나같이 ‘다 소용없는 일’, ‘시간 낭비’라며 고개를 젓는다면 차마 시작할 엄두를 내기 힘들 거예요. 설령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그저 뒷짐을 지고 ‘나만 아니길’ 바라지요.
“모래 언덕 너머, 모래 언덕… 사막은 정말 지루해.”
사람들은 사막을 바라보며 불평했어요. 매일매일 똑같은 모습,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 언덕.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의 풍경이 지루할 만도 했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었답니다. 모두 똑같아 보이는 모래 언덕 속에 수많은 생명이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지요.
그걸 농부는 알고 있었지요.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는 동안 사막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종종 마주쳤을 테니까요. 마음속으로 그려 보았는지도 모르지요. 자신이 뿌린 씨앗이 움트고 자라서 사막에 초록이 무성해진 날을, 더 많은 생명이 사막에 찾아와 북적북적해진 날을 말이에요. 사람들이 비웃고 손가락질해도 농사를 그만두지 않았던 것은 농부의 마음 깊이 단단하게 자리한 희망 때문이었을 거예요.
농부의 바람처럼 모든 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모래 언덕 너머로 해가 뜨고 지길 수차례, 씨앗은 그대로였어요. 늘어가는 농부의 한숨만큼 모든 것이 깊이깊이 가라앉았지요. 설상가상 거대한 모래 폭풍이 불어오더니 농부의 씨앗을 마구 휩쓸어 갔어요. 농부는 털썩 주저앉아 빈손만 하염없이 바라보았어요.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순간, 이야기는 다시 시작됩니다. 모래 폭풍은 이 마을 저 마을을 지나 촉촉하고 따뜻한 땅에 씨앗을 떨구었어요. 햇볕도, 바람도, 비도, 모든 것이 알맞았던 어느 날 마침내 작은 씨앗이 고개를 쏘옥 내밀었지요.
작가의 경험과 삶이 오롯이 담겨 있는 그림책
농부가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