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는 누구인가?
성격장애의 일종인 사이코패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이코패시는 인성과 사회적 환경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전인격적인 병리현상이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시의 발현 양상은 너무나 다양하고, 죄질이나 피해 정도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령 연쇄살인범, 상습 성폭행범 등에게서 사이코패시의 극단적인 특성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변호사?의사?대기업 간부 등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전문직 종사자나 여성?청소년?어린이에게서도 사이코패시가 나타난다.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본질과 그 영향을 파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선 사이코패스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40세의 고등학교 교사의 세 번째 부인이었던 한 여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자는 5년간 끊임없이 나를 착취했죠. 매일같이 공포에 떨게 만들었고, 내 개인 은행계좌의 수표를 위조했어요. 하지만 어이없게도 의사와 변호사, 심지어 친구들까지도 도리어 나를 비난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훌륭한 사람임을 각인시켰고 내가 미쳐간다고 믿게 만들었어요. 얼마 후에는 심지어 나 자신도 내가 미친 게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죠. 결국 그는 내 은행계좌를 남김없이 털어가지고 17세의 학생과 함께 잠적해 버렸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믿으려 들지 않았어요. 심지어 내게, 도대체 그에게 무슨 짓을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반문하는 사람까지 있었어요." (〈적과의 동침〉, 본문 185-186쪽
강도짓을 하다가 피해자를 찔러 전치 3개월의 중상을 입힌 연구대상자에게 후회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생각 좀 해보셔! 그자는 병원에 편안하게 누워 몇 달만 보내면 되지만 나는 여기서 썩고 있잖소, 그자를 좀 찌르긴 했지. 하지만 죽이려고 마음먹었다면 목을 베어버렸을 거요. 난 그런 사람이야. 그 사람에게 잠시 휴식을 주었을 뿐이라고.”(〈사이코패스와의 인터뷰〉, 본문 75쪽
인간에게 양심이 없다면?
사람에게는 ‘양심’이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어서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