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귀’를 소재로 사회 풍자를 그려 낸 독특한 그림책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방귀’는 폭소와 흥미를 자아내는 유쾌한 소재이다. 그러면서도 격식과 예의를 차려야 하는 곳에서는 실례가 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리적인 현상인 방귀를 못 뀌게 하는 건 현실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그래도 만약 방귀를 금지하는 사회가 있다면 어떨까?
‘방귀 금지법’이라는 기발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어느 날 갑자기 ‘방귀’가 금지된 극한의 상황을 설정하여 잘못된 사회 법규를 깨는 한 인물을 그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인권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삶을 규제하고 억압하는 사회 구조에 일침을 가하고, 한 개인의 용기가 도화선이 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으로 발휘되는 순간을 시종일관 박진감 넘치게 그려 내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방귀’를 소재로 한 사회 풍자 그림책인 《방귀 혁명》은 다소 묵직한 주제를 희화화시켜 아이들에게 ‘진정한 자유’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사회 부조리에 대해 다시금 돌아볼 기회를 갖게 하는 강렬한 그림책이다.
★ 주인공 숙이 씨가 터뜨리는 상쾌통쾌 방귀 시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숙이 씨다. 다른 이들은 갑작스런 방귀 금지에 당황하면서도 방귀를 뀌면 체포당할까 봐 죽을힘을 다해 참는다. 하지만 도저히 방귀를 참을 수 없었던 숙이 씨는 배 속에 가득 찬 방귀를 시원하게 터뜨리면서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방귀를 뀌자 경찰들이 출동해 왕집게로 엉덩이를 집어 체포한다. 그 광경을 목격하고 분개한 숙이 씨는 아주 강력한 방귀를 뀌며 미술관, 음악당 등 곳곳을 누빈다. “느껴 봐요! 이 시원함!” “들어 봐요! 이 경쾌함!”이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그때의 숙이 씨 표정이 아주 밝고 행복해 보인다. 자유를 온전히 누릴 때의 표정이 그렇지 않을까?
작가는 사이다 발언을 서슴지 않는 연예인 김숙을 떠올리며 숙이 씨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