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곡/열림 | Ouverture
― 어떤 의미에서, ‘우리’ 시대 미학-정치의 지도 제작법을 위한 글쓰기
1. 시적 정의와 용기 : 다시 (또다른 인민이 되기 위하여
― ‘우리’와 ‘타자’의 이름을 다시 묻는 보편적 동시대인의 미학적 성명학
2. 눈뜸과 눈멂의 계보학: 하나의 시점, 두 개의 시선, 세 개의 시각 (1
0. 미학과 정치의 풍경들을 위한 불가능한 지도 제작법
1. 하나의 시점: 모든 것을 보는 눈
3. 눈뜸과 눈멂의 계보학: 하나의 시점, 두 개의 시선, 세 개의 시각 (2
2. 두 개의 시선: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는 눈(들
3. 세 개의 시각: 삼위일체, 환영과 출현, 제3의 눈, 그리고 다시 외눈박이
간주곡 1: 감각적인 것의 밤과 정치적인 것의 낮
― 랑시에르의 정치-철학: 감성적/미학적 전복으로서의 정치와 해방
4. 이름과 호명의 미학, 고유명과 국적과 성별의 정치 (1
0.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는 가사
1. “구미(歐美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문형
2.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이라는 당위
5. 이름과 호명의 미학, 고유명과 국적과 성별의 정치 (2
3.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라는 의무의 의문문 혹은 당위의 설의법
4. “이 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라는 텅 빈 호명 혹은 형용모순의 틈
5. 호명되지 않는 이름, 고유명을 위하여: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간주곡 2: SNS 시대의 인문학, 개입하며 도래하는 징후의 응시
6. 증상의 발명, 상처의 봉헌, 흔적의 순례 (1
0.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종교-도덕적 자기의식과 미학-정치의 자기형식들
1. 미학인가 정치인가: 새로운 투석전과 오래된 패션 사이의 선택 불가능성
7. 증상의 발명, 상처의 봉헌, 흔적의 순례 (2
2. 증상의 발명
2-1. 아직 오지 않은 21세기를 위해, 아직 가지 않은 20세기로부터: 동시대인에
세월호냐 천안함이냐
저자는 천안함과 세월호, 이 두 배의 이름과 그에 얽힌 사건의 이미지들이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유일한 철학적 대상’이며, 이는 또한 우리의 ‘미학’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밝힌다. 이 두 배의 이름은 더이상 단순한 이름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특정한 정치는 ‘우리’의 이름으로 ‘천안함’이라는 이름을 필요로 하고 소환하며, 반대로 ‘세월호’라는 이름을 지워버리려고 애쓴다. 이러한 정치는 어떤 감성의 지도, 어떤 미학의 경계 위에서 작동한다. 그러므로 진리나 윤리가 미학의 전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미감을 이루는 감성적인 것 자체가 바로 ‘우리’라는 이름으로 당연시되는 진리나 윤리를 근거 짓는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천안함이냐, 세월호냐. 이것은 우리에게 마치 하나의 정치적 선택처럼 여겨지게 된 것은 아닌가, 모든 ‘우리’들은 먼저 이렇게 물어야 한다. 말하자면 천안함으로 재현되는 서사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세월호로 상징되는 서사를 선택할 것인가, 이는 마치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갖는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선택에 대한 일종의 알레고리적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되어버린 것. 그러나 또한 이러한 선택이 단지 좁은 의미에서의 ‘정치’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선택지의 구분 혹은 이러한 이분법은 그 자체로 ‘우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가 지칭하는 집단이 전혀 다른 이름으로 호명된 주체들이 사회 안에서 나누고 있고 또 그 스스로가 나누어져 있는 어떤 감성의 지도를, 그 미학의 분배/구획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인 지표이자 핵심적인 징후가 된다.”(20~21쪽
‘우리’ 시대의 ‘미학-정치’
그렇다면, 다시 ‘미학’의 의미를 돌아봐야 한다. 미학(美學이라고 아름답고 편협하게 번역된 의미가 아니라, aesthetics의 본래적 의미, 근원적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학이 하나의 학제로서 성립한 것은 칸트 이후인데, 우리가 통상 ‘미학’으로 번역하는 독일어 ‘?sthetik’, 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