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시와 가장 닮았습니다. 그림은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성질을 지닌 산문이 아닌 비일상적 언어로 빚은 이미지로 삶을 노래하는 시와 가깝습니다. 그림은 삶의 깨달음을 형태와 선 그리고 색으로 쓰는 시라 하겠습니다. 삶의 구체적 사실에서 길어 올린 삶의 깨달음을 이미지의 구성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그림입니다. 하여 그림은 명사만으로 쓰는 시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만큼 타고난 창의적 재능을 요구합니다.
현대미술은 자신이 경험한 삶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 즉 그림의 형식과 재료기법으로 창의적으로 그려낼 것인가에 따라 그림의 가치가 정해지고 작가의 능력을 평가받습니다. 재료기법이 곧 그림의 주제인 시대입니다. 앤디 워홀이 “내 그림은 껍데기가 다”라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한국화 기법은 우리 재료기법이지만 서구재료기법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어떻게 보면 낯설고 새로운 재료입니다.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컨셉과 형식 그리고 재료기법은 한 몸이라는 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한국화는 남보다 하나 더 새로운 무기를 지닌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장르라 하겠습니다.
한국화는 그림 도구 중에서도 가장 예민하고 성질이 까다로운 것들이 모여 있습니다. 붓은 휘청거리고 종이는 번지거나 자국이 쉽게 나고 먹은 한 번 그으면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화는 창의성을 길러내기에 최적의 장르입니다. 이를 어린 시절에 접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감성에 바탕을 둔 창의성이 요구되는 AI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행운이라는 생각입니다. 미술영재 여러분들의 화집 출간을 축하하며 여러분들의 앞날에 한국화 수업이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김선두 / 중앙대학교 한국화과 교수
-본문 중에서-
2020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듯합니다. 여러 번의 수업 연기, 입학식과 수료식도 못하게 된 상황 때문에 아쉬움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도 준비를 하였지만, 여러 고심 끝에, 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