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빅북 빨간 열매
저자 이지은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0-03-13
정가 67,000원
ISBN 9791160946499
수량
빨간 열매가 먹고 싶은 아기곰의 꿈
자꾸만 응원하고 싶어지는 천진한 모험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곰에게 빨간색의 무언가는 전부 열매 같기만 하다. 그때마다 곰은 ‘아!’하며 기대하다가도 이내 빨간 열매가 아님을 확인하기를 반복지만 실망하거나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애벌레와 다람쥐, 그리고 벌집을 향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마치 그 순간들까지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곰에게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꿈꾸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떠오르는 해를 보며 ‘엄청 큰 빨간 열매!’라고 외치는 순수함은 귀여움을 넘어서 사랑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어찌나 순수한지, 그 열매를 먹기위해 허공에 발을 내딛는다. 역동적인 자세와 달리 덤덤한 아기곰의 표정과 그런 곰을 지켜보는 조연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잠시, 큰 곰 품에 쏙 떨어진 아기곰은 다시 천진한 얼굴로 빨간 열매를 먹더니, 심지어 노란 달을 바라보며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 해맑음에 미소가 절로 나오는 그림책이다.

이야기의 맛을 살려주는 단순함
색과 글 그리고 연출이 만들어 내는 리듬감

곰이 빨간 열매를 찾는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매번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한다. 이처럼 단조로운 구성으로 오히려 작품의 요소 하나하나에 집중하게끔 하는 것이 이 품의 매력이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의 모습이나, 나무를 오르는 곰을 화면 가득 보여주는 장면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런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시각적으로 리듬감을 만든다. 한 장씩 넘길때마다 마치 영상을 보는 것 같다. 이 장면들은 대부분 흰 바탕에 먹과 빨간색만으로 그려졌는데, 그중에서도 거친 듯 부드럽게 깔린 먹색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화롭게 형성한다. 먹 특유의 농담과 질감이 아기곰 혼자 일어난 숲의 어느 아침, 그 고요한 분위기를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