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만의 차, 내 인생이란 개념을 자각하게 하는 책
“우리는 저마다 자기만의 차를 가지고 태어나.
너는 너의 차, 나는 나의 차, 각자 모두 한 대의 차를.”
운전 안 하고 아무 데도 안 가겠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말하죠. 누구나 가고 싶은 곳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고요. 그래서 운전을 해서 더 먼 곳으로 이리저리 가는 거라고요.
흔히 인생을 길에 비유해요. 별 준비 없이도 앞에 놓인 길을 그냥 갈 순 있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면 어떨까요? 느닷없이 갈림길을 맞닥뜨린다면요? 누구라도 당황하지 않을까요? 우왕좌왕 혼란스럽지는 않을까요?
아직 부모의 품 안에 있다고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은 훨씬 전부터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놀이터에서, 동네 곳곳에서……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해야 하는 수많은 일을 마주하면서 아이들은 어렴풋이 깨닫게 되지요. 부모가 해 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점점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인생’이라는 거창한 자각은 없을지라도 한 인간으로서의 결단과 독립과 성장의 순간순간을 날마다 현실에서 느끼게 되지요.
막 그 길의 기점에 선 아이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에게 《내 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은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을 떨치고 오로지 네 인생임을 자각하라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해요. 오직 자기 자신만 타는 차, 너는 이미 네 자동차에 타고 있다고요. 엄마나 아빠 차에 얹혀 있었지만 앞으로 네 차를 꺼내 홀로 운전하는 거라고요. 지금은 바로 그걸 준비하는 때라고요.
채인선 작가는 아이의 문제에서는 언제나 마음을 졸이는 부모의 마음 그대로 인생이라는 차를 끌고 세상에 나설 아이들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차분차분 그러면서도 발랄하게 들려줍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대로 어린이라는 한 우주가 형성될 것을 믿으며.
그 깊은 의미를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나만의 삶, 나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