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
어느 날, ‘기억’하는 것으로 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야기
우리는 과거를 회상할 때 어떤 말을 주로 쓸까요? “한때 나는 ○○○○.” 하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나는 한때 ○○○○.”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시간은 그렇게 단편 단편의 기억들로 채워져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날의 감정, 어떤 날의 사건, 어떤 날의 경험들로 말이지요.
작가와 제목회의를 하던 날, ‘한때 나는’과 ‘나는 한때’에서 고민하던 중 작가가 ‘나는 한때’로 정하자며 전한 메시지는 이러했습니다. 한때 있었을 또는 한때를 맞이할 우리들을 응원하기 위한 책이었으면 한다고. 회상보다는 현재형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하여 이 그림책은 『나는 한때』가 되었습니다.
책표지를 넘기면 커버에 가위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가위 언저리를 뜯어내면 길었던 머리카락이 싹둑 잘리고, 아직 완성되지 못한 문장 하나가 보입니다.
나는 한때 .
여러분의 한때는 어떠했나요? 기억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지금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나요? 이 책을 펼치기 전 각자의 한때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뒤 완성되지 못한 이 문장을 채워보기 바랍니다.
“한때 나는, 여러 가지 이름이었어.”
나의 한때를 함께 보낸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기억하는 ‘나’에 대한 기록. 그리고 나.
책을 펼치면 작은 아이가 보입니다. 그리고 한 장 넘기면 누구나 한번은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아이는 화장대에 앉아 엄마를 흉내 내며 화장을 해봅니다. 그리고 이내 엄마 손에 이끌려 미용실에 가게 되지요. 그리고 아이는 …….
“나는 한때 새싹이었고, 껌과 친구가 되기도 했고, 망아지였다가 커튼이 되기도 했어.” 하며 누군가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콧대 높은 자존심은 눈물이 되기도 하고, 간절한 바람이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