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딛고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다
삶을 온전히 우주 탐구에 바친 천재 물리학자의 앞날을 예고하듯 스티븐 호킹은 현대 물리학의 창시자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난 지 꼭 300년 되는 날인 1942년 1월 8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두가 책을 읽느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할 때가 많았던 호킹 가족의 유별난 학구열은 어린 호킹을 질문과 생각의 세계로 이끌었고, 뒷마당에 누워 함께 바라보던 밤하늘의 별들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싹 틔워 주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과학자의 꿈을 키웠던 호킹은 친구들과 함께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초보적인 수준의 컴퓨터를 만들어 낼 만큼 수학과 과학에 타고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열일곱 살 때 물리학 과목에 높은 점수를 받아 옥스퍼드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호킹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나이가 어리고 내성적이어서 외톨이로 지내기도 했지만, 조정부의 키잡이가 되면서 활기찬 대학 시절을 보냅니다.
그런데 케임브리지 대학원에 입학해 우주론을 공부하며 과학자로서 밝은 미래를 꿈꾸던 스물한 살의 호킹에게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옵니다.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진단을 받고 2년밖에 살 수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은 것입니다. 하지만 호킹은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연구를 더욱 열정적으로 이어 갔습니다.
병이 점점 심해져서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고, 폐렴으로 목소리마저 잃어 컴퓨터 음성 합성 장치로 의사소통을 하면서도 호킹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책과 논문을 쓰고, 토론과 연구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우주가 한 ‘특이점’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내고, 블랙홀에서 에너지가 방출될 수 있다는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함으로써 우주론과 이론 물리학 분야에 놀라운 업적을 남겼습니다. 호킹이 자신의 과학적 성과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인 『시간의 역사』는 지금까지 1000만 부 가까이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사람들을 우주의 비밀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 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