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인간의 기계화와 교육
01 “생각하는 기계”의 자화상과 인간의 교육 3
02 인간신체의 기능적 부품화 “The Schreber Case” 29
03 세계관과 인간관의 기계화 그리고 인간교육의 본령 59
II. 포스트휴머니즘과 교육
04 포스트휴머니즘 인간관-“기능과 욕망의 변주” 97
05 휴머니즘과 교육의 종말? “슬로터다이크?스캔들” 133
06 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 사이의 교육의 미래 165
III. 교육과 향상
07 교육과 향상의 경계에서 인간의 도구화를 성찰하다 205
08 자유주의 우생학과 인간향상론-“유사과학과 유사교육의 합주” 235
09 생명이라는 선물의 교육적 의미-“선물론”(M. Sandel 265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를 얘기하고,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몰두하며,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던 어느 날, 나는 지난 세기말에 보았던 영화 ??매트릭스??(1999, Wachowski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가졌던 여러 가지 의문 중 하나를 다시 기억해 내게 되었다. ‘네오와 함께 하였던 그들은 왜 그곳으로 가려 하는가? 그리고 그곳은 어떤 곳일까?’
“나는 이 스테이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 이걸 내 입속에 집어넣으면 매트릭스가 나의 뇌에다 이게 즙도 많고 맛있다고 말해 주는 걸 알고 있다고. 9년이 지나고 나서 내가 뭘 깨달았는지 알아? 무지가 곧 행복이라는 것이야.”(사이퍼, ??매트릭스??
완벽하게 설계된 가상의 일상 속에서 여하한 위험도 위협도 없는 삶들을 지속하였어도 그리 나쁘지 않았을텐데, 왜 굳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저리도 각다분하게 고생의 길을 자처하려는 것일까? 모두가 인류를 구원하도록 운명지워진 네오가 아닐텐데, 차라리 가상의 것일 망정 눈앞에 놓인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를 욕망하였던 사이퍼가 더 현명한 것은 아닐까? 비록 영화적 설정이기는 하였지만, 네오와 동료들의 그곳에는 빛과 쾌락의 여유가 허용되지 않았기에, 나의 저러한 의문은 당시에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었다. 코드화된 거대한 기계 시스템의 일부이기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인간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숨죽이고 피흘리는 그들. 말끔히 구조화된 가상의 세계를 거부하고, 헤진 옷과 전쟁의 비참이 뒤엉킨 인간의 세계에서 살아가기를 갈망하는 그들. 그들의 동기가 자못 궁금했었다. 네오와 그 동료들이 가려고 하였던 그곳이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이제 시간이 이만큼 지나 인간의 교육을 고민하는 학자의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그곳이 비단 장소적 의미에 국한되는 개념은 아닌 것 같다. 그곳이 어떤 궁극적 진리의 처소라거나 혹은 모종의 지고의 이데올로기라는 해석은 어쩐지 그들의 저 치열한 일상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어쩌면 그곳은 인간의 삶이 펼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