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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바람의 사춘기 - 사계절 동시집 19 (양장
저자 박혜선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출판일 2021-02-10
정가 11,500원
ISBN 979116094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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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람의 사춘기
습관|훔치고 싶다|언니에게 화를 내는 방법|전문가|야!|집에만 있으니|나에게 사과하기|관계자 외 출입금지|지구를 위해|저 자리|비밀 저금통|묻기 대장|바람의 사춘기|탈출구가 필요해|책상 서랍|나는 세탁소에 간다

2부 태양이 진다
신발장|첫눈 내린다|그림자|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첫 여행|창원 철물|완전 유명한 동네 되었다|함께|태양이 진다|자동문 약 올리기|땅속 지도|의자|꽃 피는 고물상|학원 광고|나쁜 버릇|아이들

3부 돼지의 궁금증
세상의 쓴맛|전깃줄|돼지의 궁금증|기쁘게 나아가시길|식물|쌀눈|이유|지지 않는 꽃|거위는 죽어서|진화|귀의 문|분천 분교|손님|표지판|햇빛 농사|어떤 무덤|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가의 말
종일 마음에 바람이 부는 듯한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위로

아무것도 하기 싫다/사과나무 가지에 누워 자고 싶다
“오늘은 바람이 잠잠하네.”/“그러게 바람 한 점 없네.”
과수원 나온 아저씨 아줌마가 하는 말까지/잔소리 같아 짜증 난다
벌떡 일어나 사과나무 한 번 흔들어 줄까 하다가 관뒀다/그냥 다 귀찮다
-「바람의 사춘기」전문

표제작 「바람의 사춘기」는 지금 사춘기 한가운데 있는 독자도, 이미 그 시기를 지나온 독자도 고개를 절로 끄덕일 만한 시다. 사춘기의 마음이 그렇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슨 일이든 저지르고 싶다.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이유는 없다. 이 시집에 담긴 ‘찰떡’ 같은 비유는 독자를 위로한다. 어린이 당사자만이 아니라 ‘남의 집 닫힌 문엔 전문가면서’ 어린이가 닫은 ‘방문 앞에서 쩔쩔 매(「전문가」’ 보았던 어른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사춘기’라는 통과의례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시인의 시선에 있다.
시인은 저도 모르게 방문을 세게 닫은 어린이의 마음을 ‘바람에 흔들리던/나무의 습관//문이 되어서도/버리지 못(「습관」’한 문의 이야기로 감춰 주고, 누구도 몰랐으면 하는 비밀(「비밀 저금통」과 불쑥 마음속에 자리를 차지한 존재에 대한 설렘(「관계자 외 출입금지」이 공존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시기라고 해서 모두의 마음에 같은 바람이 불 리 없다. 시인은 경험자라는 이유로 ‘우위’에 서서 정의하거나 쉬운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겸허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르치지 않고 소통하려는 마음, 불안정한 시기의 어린이들을 다독이는 마음이 모든 행간에 담겨 있다.

어린이 마음에 가득 쌓인 말들, 시가 되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도 하기 싫은 말, 차마 하지 못한 말,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말은 저마다 그 무게도 색깔도 다르다. 『바람의 사춘기』는 어린이 마음속에 감춰진 말들의 다양한 결을 섬세하게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