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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 혼자
저자 데이비드 스몰
출판사 미메시스
출판일 2021-02-10
정가 22,000원
ISBN 979115535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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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은 어젯밤, 오늘은 다른 이야기

<유년기를 다룬 대부분의 이야기가 화자의 성장을 도모하거나 포착한다. 어떤 이들은 책을 덮은 다음 『나 혼자』의 주인공에게도 유의미한 깨달음이나 변화가 찾아왔다고 판단할 것이다. 물론 내면의 변화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너무 많은 일을 겪었으니까. 하지만 러셀이 진정으로 깨달은 것은 이 모든 것이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냉혹한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단순히 여운에 빠지는 대신 새겨들어야 할 교훈을 얻는다. 누군가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보호해야 한다. 누군가는 누군가의 곁이 되어야 한다. 어제는 잘 곳이 없어 참 괴로웠지? 결코 그 괴로움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이제 어젯밤이란다.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해 줘야만 한다. 어젯밤은 그저 어젯밤이란다. 『나 혼자』를 그저 단순히 1950년대의 미국, 캘리포니아 변두리의 기억으로 읽어 내는 독자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21세기 한국에서도 너무 많은 차별과, 가부장적인 폭력, 전쟁의 기억이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바뀐 게 너무 없으니까. 이 이야기를 너도 나도 겪었던 유년 시절의 괴로움, 끔찍한 사회상으로 소비하기도 쉬울 것이다. 그래서 바람이 하나 있다면. 『나 혼자』를 만난 독자들이 다들 이렇게 말해 보면 좋겠다. 어젯밤은 그저 어젯밤. 오늘은 달라. 유기견도, 불쌍한 고양이들도 줄어들 거야. 어젯밤은 어젯밤. 오늘은 달라. 오늘의 어둠 속에는, 《위험에서 벗어나는 강하고 분명한 발동작뿐》. ─ 김승일(시인, 「옮긴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