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착해야 하나요?
유진은 누구나 인정하는 착한 아이입니다. 먹기 싫은 브로콜리도 싹싹 먹어치우고, 꼬박꼬박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동생 제시랑 번갈아 하기로 한 토끼장 청소도 도맡아 합니다. 어른들 말을 잘 듣고, 누가 보든 안 보든 한결같이 착하게 굴지요. 부모님은 그런 유진을 칭찬하며 ‘착한 아이’ 배지를 달아 줍니다. 반면 제시는 아무도 못 말리는 악동입니다. 먹기 싫은 브로콜리는 절대 안 먹고, 밤늦게까지 과자를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고, 토끼장 청소는 빼먹기 일쑤입니다. 부모님도 제시한테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습니다. 제시가 무엇을 하든 제멋대로 굴게 내버려두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유진은 문득 무언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진도 브로콜리를 억지로 먹는 게 달갑지 않습니다. 제시처럼 늦게까지 안 자고 과자를 실컷 먹으며 텔레비전도 보고 싶습니다. 혼자서만 토끼장 청소를 도맡아 하는 것도 어쩐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아이로 살아 봤자 좋을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유진은 마침내 착한 아이 배지를 떼어내 버리고, 더는 착한 아이로 살지 않기로 합니다.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면 돼!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타인의 말에 무조건 순응하는 경향을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향이 있는 아이들은 대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며 지나치게 노력하곤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 유진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착한 아이’라는 틀에 스스로를 맞추려 애씁니다. 반면 동생 제시는 자기 욕구에 충실한 아이입니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분명히 목소리를 내지요. 유진은 자기주장이 분명한 제시를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유진은 정말 손이 안 가는 아이임에 틀림없습니다. 하라는 일은 반드시 하고, 하지 말라는 일은 절대로 안 하고, 말썽 한 번 안 부리는 이런 아이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유진은 남몰래 속앓이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