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털왕 아롱이, 털털한 동물 친구들 모두 모여라!
‘털’이라는 말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제목처럼 이 책의 표지는 털로 가득합니다. 털 무더기 사이로 눈코입만 삐죽 내민 이 녀석이 바로 ‘아롱이’이지요. 아롱이는 털이 엄청 많고, 또 엄청 빠집니다. 아롱이가 지나간 자리마다 털이 수북하지요. 아롱이네 집은 금세 털로 가득 차고, 추위에 떨던 새들이 몰래 찾아와 둥지를 틉니다. 그 바람에 따끈하고 폭신한 털집이 있다는 소문이 숲에 쫙 퍼집니다. 찬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포근한 보금자리를 찾고 싶은 동물 친구들이 줄지어 털집으로 몰려듭니다. 다람쥐, 토끼, 여우, 판다처럼 털 달린 동물부터 거북이, 코끼리, 뱀처럼 털이 없는 동물까지 별의별 동물 친구들이 기대에 부풀어 찾아옵니다. 털집은 소문대로 정말 포근하고 멋진 곳입니다. 동물 친구들은 아롱이를 털집의 털왕으로 떠받듭니다. 과연 아롱 털왕네 털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나른하고 심심한 마음을 간질이는 유쾌한 상상
강아지 아롱이를 소개하는 첫 장면을 넘기면, 귀를 벅벅 긁으며 털을 풀풀 날리는 아롱이와 그 옆에서 뒹굴뒹굴 그림책을 보는 아이가 등장합니다. 아이가 보는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온갖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위대한 아롱 털왕도, 포근한 털집도, 동물 친구들도, 모두 아롱이의 털 한 올에서 출발한 아이의 유쾌한 상상인 것입니다. 아이는 아롱이와 함께 상상 속으로 신나게 뛰어듭니다. 나른하고 무료했던 마음이 들썩이기 시작합니다.
털집의 털왕이 된 아롱이는 기뻐하며 털춤을 춥니다. 귀를 팔랑팔랑, 꼬리를 흔들흔들, 온몸을 부르르 털자 백천만 개의 털이 나풀나풀 나부낍니다. 아이도 동물들도 아롱이를 따라 흥겹게 몸을 흔들며 털춤을 춥니다. 얄랑얄랑 털털털, 욜랑욜랑 털털털, 털춤 추는 소리에 보는 사람도 절로 몸이 들썩입니다. 우수수 떨어진 털이 바다를 이루자, 이번에는 다 같이 보드라운 털바다에서 헤엄을 칩니다. 튜브를 타고 넘실넘실 떠다니는 판다와 수영을 즐기는 곰, 저마다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