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냉전이 낳은 괴물
두 곳의 전쟁터
한반도에 뜬 전쟁귀신들
2 지루한 후반전
피와 땀, 광기
포로수용소의 풍경
끝나지 않은 회담
3 전쟁이 남긴 것
귀래자의 노래
무너진 도시와 냉혹한 현실
4 중국의 날개
파란 하늘, 빨간 마후라
중국민항기 납치사건
5 복잡한 나라, 복잡한 시대
대만과 미국의 동상이몽
통일전선의 중심 신화통신
홍콩, 일국양제의 시험구
6 품위 있는 사람들
마지막 사대부
지혜의 여신 우이팡
앞에서는 평화, 뒤에서는 전쟁
외교와 육탄전의 콜라보!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의 남침으로 한반도는 냉전의 화약고가 되었다. 9월 15일 유엔군이 인천상륙 성공 후 북쪽으로 진군하자 10월 19일, 펑더화이는 지원군 총사령관 자격으로 중국인민지원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넘었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전쟁에서 꼭 이겼다”는 쑹스룬은 대만 공격을 눈앞에 두고 방향을 틀어 한반도로 향했다. 이로써 대만 총통 장제스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밖에도 이 책에는 미군의 인천상륙을 예견한 덩화, 결혼한 지 나흘된 새신랑이자 마오쩌둥의 장남으로 전쟁터에 왔다가 목숨을 잃은 마오안잉 등 장정 시절부터 화려한 이력을 쌓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의 전쟁귀신들이 등장한다. 무기와 첨단 기술은 부족했지만 풍부한 경험과 신묘한 전술로 한반도를 인간지옥으로 만들어버렸다.
“혈전이 벌어졌다. 지원군은 무기가 빈약했다. 낡은 박격포와 수류탄에 의존했다. 수류탄 투척거리는 30미터를 넘지 못했다. 미군 코앞까지 다가가 수류탄을 던지고 쓰러졌다. 밤새도록 줄을 잇는 지원군의 수류탄 투척에 미군은 경악했다.”_34쪽.
중국인민지원군이 목숨 걸고 전쟁터에서 싸우는 그 순간, 중국공산당은 국제사회에서 평화를 외치며 선전 능력을 뽐냈다. 11월 14일, 전쟁의 부당성을 알리고 각국의 호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유엔 특파대사 우슈촨을 파견했다. 언론 플레이로 미국 정부를 혼란에 빠뜨리면서도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실패를 성공으로, 패배를 승리로, 욕심을 덕행으로 포장할 줄 알아야 선전가 자격이 있다. 억지와 이간질,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기본이다. 국제무대에서 평화를 외치며 뒤로는 전쟁에 골몰했다.”_59쪽.
미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는 은행에 예치된 중국인의 예금을 동결시키려 했다. 이를 막은 사람은 유엔 대표단 고문 차오관화의 경호원이었다. 국제사회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화약 냄새 진동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