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종 아카데미, 루소를 깨우다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이고, 자연법은 불평등을 허용하는가?”
지금 보아도 쉽게 답할 수 없고, 우리 사회, 우리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담고 있는 듯한 이 질문은, 놀랍게도 1753년, 디종 아카데미가 제기한 질문이다. 그리고 이 시대를 넘은 담대한 질문은, 철학자 루소를 깨우기에 충분한 질문이었다. 루소는 디종 아카데미가 그처럼 담대한 질문을 제기한 이상, 자신 역시도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여겼다. 루소와 같은 철학자에게 그것은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숲속에서의 산책에서 루소는 인간 불평등의 기원에 대한 성찰을 떠올려 냈다. 그는 그에 대한 논문,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과 근거에 관한 논문」을 제출했지만, 과거 일등상을 수상했던 『학문 예술론』과는 달리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후에 이 논문에 서문과 헌정사를 붙여 출판해 내니,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었다.
루소는 이 책에서 어떻게 불평등을 벗어날 것인가를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소의 성찰이 미완성된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루소에게 있어 상당히 불공정한 평가일 것이다. 애초에 디종 아카데미가 제기한 질문 자체가 불평등의 해소법은 묻지 않았던 것이다. 루소는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을 나름대로 성찰하였고, 자연법이 불평등을 허용하는가에 대해서도 나름의 견해를 내놓았다.
그 견해가 우리 시대에 비추어 마땅한지 그렇지 않은지, 또 아직도 남아 있는 인간들 사이 불평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우리가 답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왜 불평등하게 살아가는지, 보다 엄밀히 말해 “인간들 사이 불평등의 기원은 무엇”인지 루소가 내놓은 성찰에 대해서 잠시 탐색해 보자.
우리는 왜 불평등하게 살아가는가?
루소는 인간들 사이에는 두 가지 종류의 불평등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자연적 불평등과 정치적 불평등이다. 자연적 불